2025년 한국문학예술진흥원
창작기금 지원 우수도서 선정
석인구 시집
석인구 시인의 시집 제목 「흰나비 한 마리 앞산 치마 걷어 올리고」는 단순한 자연의 풍경을 묘사하는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과 인간, 육체와 감각, 시간과 생명의 다층적인 의미가 중첩된 시적 상상력이 담겨 있다. ‘흰나비’는 작고 섬세하며 순수한 존재로서 자연의 생명성과 정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고, ‘앞산 치마 걷어 올리고’는 산을 여성의 육체에 비유함으로써 자연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관능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장면을 형상화한다. 이러한 제목은 시집 전체의 미학과 정서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며, 시인이 자연과 육체, 감각과 존재를 섬세하면서도 관능적인 시선으로 탐색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는 단순한 풍경 묘사가 아닌, 시인이 구축하고자 하는 시 세계의 문을 여는 은유적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시인은 "영혼의 눈을 감고서 어찌 세상을 본다고 말하겠는가. 눈을 떠 보자. 진실의 눈이다."라고 외치며, 피상적인 시각을 넘어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삶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영혼의 눈’을 뜰 것을 촉구한다. 이는 곧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고, 삶의 본질을 인식하는 것이 시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자기만의 시를 창조하는 첫걸음임을 강조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