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고르고, 손끝으로 천천히 채우는 시간
그 순간이 나를 돌보는 특별한 시간이 됩니다.
고령사회로 접어든 오늘날, 노년기의 정신 건강과 인지 기능 유지는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치매 예방을 위한 비약물적 접근이 주목받고 있으며, 예술 기반 활동은 뇌과학과 심리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컬러링(색칠하기)은 시니어를 위한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인지 훈련 방법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단순한 색칠 활동을 넘어 집중력 향상, 시지각 협응, 미세운동 조절, 정서 안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예를 들어, 2017년 미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는 “미술 활동은 시니어의 스트레스 감소와 불안 완화에 효과적이며, 자율신경계 안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피터슨 & 멘지스, 노화와 정신 건강 저널, 2017)라는 결과가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2020년 국내 치매안심센터 사례 연구에서는 ‘단순화된 도안에 색을 채우는 활동’이 어르신의 우울감 완화와 작업 기억 향상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되었으며, 실제로 많은 복지기관과 병원에서 컬러링을 비약물 치료의 보조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시니어 컬러링북》은 이러한 연구적 기반 위에서 기획된 시니어를 위한 맞춤형 컬러링북입니다. ‘그리기’라는 진입 장벽 없이 색을 고르고 천천히 채워 가는 과정 자체가 심리적 안정과 자아 회복에 도움을 주도록 구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총 4개의 테마(꽃, 추억, 민화, 명화), 총 32장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색칠하는 과정을 통해 하루의 리듬을 회복하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시니어의 시력, 손의 피로도, 인지 집중력을 고려하여 선명하고 단순한 라인으로 그림을 구성하여, 채색의 즐거움을 부담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림은 색연필, 사인펜, 물감 등 어떤 도구로도 부담 없이 채색할 수 있으며, 각 페이지는 한 장씩 떼어 사용할 수 있어 개인 활동은 물론, 그룹 미술 치료나 복지 프로그램에도 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색을 입히는 시간이 곧 나를 돌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하루의 리듬을 되찾고, 삶의 기억을 가만히 어루만지는 따뜻한 경험으로 다가가 색을 고르고 손으로 채우는 이 시간이 나를 돌보고 기억을 지키는 특별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