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 다산의 말』은 조선의 사상가 정약용의 문장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낸 책이다. 단순한 의역이나 현대어 번역을 넘어, 다산의 말이 지금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묻고 답하는 책이다. 말이 넘치고 소음이 가득한 시대에, 조용한 문장이 오래 남는다는 진실을 다시 일깨운다.
이 책은 다산의 글을 원문, 해석, 해설의 세 겹으로 풀어낸다. 다산의 문장을 그대로 옮기고, 그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한 뒤, 지금의 일상에 닿도록 초역의 말을 더했다. 그 말들은 때로는 마음을 붙잡고, 때로는 삶의 방향을 바꾼다. “성실은 기분이 아니라 책임에서 시작된다”, “침묵은 진심의 다른 표현이다”, “조용한 사람이 더 멀리 간다”와 같은 문장들은 짧지만 강하다.
다산이 유배지에서 써내려간 글들은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어떻게 중심을 지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에게 학문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실천과 연결되어야 했다. 그는 벼슬에서 물러나고, 집을 떠나고, 가족과도 떨어졌지만, 매일을 기록하고 글을 남겼다. 그 말들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이 된다.
『초역, 다산의 말』은 철학서도 아니고, 자기계발서도 아니다. 하지만 삶을 돌아보게 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조용히 나를 붙잡게 하는 힘이 있다. 누군가의 말에 흔들릴 때, 속도가 나지 않아 불안할 때, 관계가 버겁고 내가 작게만 느껴질 때, 이 책은 ‘잠시 멈춤’을 허락하는 문장을 건넨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말은 많지 않다. 오래 남는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다산이 남긴 말들 중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만을 골라 묻고, 다시 썼다. 혼란의 시대에 중심을 다시 묻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그 질문에 답하는 다산의 조용한 목소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