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족을 찾는 사람들》 작품 소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서로 생사를
모른 채 헤어져 살고 있는 줄 몰랐어.”
1983년 전국을 통곡과 눈물로 적신 ‘이산가족 찾기’ 이야기
1983년, 한반도에는 여전히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소련에 의한 대한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 버마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사건 등 냉전과 분단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연속해 벌어졌습니다. 어린이들은 해마다 6.25 전쟁일을 앞두고 학교 숙제로 반공 포스터와 글짓기를 하면서 우리나라가 여전히 전쟁 중임을 학습했지요. 그 와중에 6.25 전쟁 발발 33주년, 휴전 협정 체결 30주년을 맞아 KBS에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1983년 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무려 138일 동안 생방송으로 방영했습니다. 방송이 시작되자, 당시에 천만 명이나 되는 이산가족들의 사연이 봇물 터지듯 방송국으로 쏟아졌고, 10,189건의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6.25 전쟁이 멈춘 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통곡과 눈물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온 나라를 적셨습니다. 그 후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의미와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생생 현대사 동화: 1980년대 ①’ 《가족을 찾는 사람들》은 1983년에 KBS에서 138일 동안 생방송으로 방영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보게 된 어린이가 극적인 이산가족 상봉 장면들을 목격하고, 자신의 가족 중에도 이산가족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6.25 전쟁으로 인한 남북분단의 아픔을 경험하는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영서는 단짝 친구 선영이와 함께 KBS 방송 프로그램 <퀴즈로 배웁시다>에 참가하러 갑니다. 방송국 주변에서 손에 팻말을 들고 다니며 가족을 찾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방송국 벽이며 바닥에는 빈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족을 찾는 내용의 벽보가 붙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헤어진 가족을 만나서 통곡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에 함께 간 동생 영찬이와 길이 엇갈려 헤어지게 되고, 영서는 수많은 인파 속에서 동생을 잃어버렸다는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다행히 부모님과 연락이 된 영서는 집에서 영찬이를 만나게 되지만, 엄마의 싸늘한 나무람에 영서는 몹시 속상합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서 6.25 전쟁 통에 헤어져 지금까지 생사조차 모르는 이모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가족을 찾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KBS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와 6.25 전쟁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영서네 집안의 눈물겨운 가족사를 연결시켜 남북분단의 아픔을 담은 동화책입니다. 하지만 가슴 아픈 역사적 사건을 슬픔으로 끝맺지 않고, 작품 후반부에서 희망의 앞날을 열어 가는 어린이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어린이 독자들이 《가족을 찾는 사람들》을 읽으면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는 이유를 재확인하고, 지금도 북한에 있는 가족을 그리는 이산가족들이 있음을 이해하길 바랍니다. 또한 전쟁과 분단의 시대가 지나가고,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만날 수 있는 시대가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혜를 모으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