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에 새로운 교육이 필요한 이유
한국에서 입시에 중점을 둔 학교 교육을 12년 받다 보면 자연스럽게 점수를 받기 위한 학습을 하게 된다. 자신의 관심과 흥미로부터 출발하는 배움의 습관이 약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창의성을 강조하는 지금의 시대적 상황과 담론을 고려하면 이는 우리 사회의 창의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사회적 고통이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지식 습득 통로의 다양화를 말하며 대안학교, 홈스쿨링, 언스쿨링과 같은 학교 밖의 교육을 제안한다. 이미 한국 사회에는 학교 없이도 양질의 교육을 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이 준비되어 있고, 이 조건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학부모들 또한 생겨나고 있다.
저자는 언스쿨링이 아이들의 행복을 핵심 가치로 두고, 현재를 행복하게 살면서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배움에 대한 본능에 가까운 욕구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학습 동기를 방해하지 않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자기주도의 학습 방식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스러운 성장을 이끌어내는 교육방식이 바로 언스쿨링이다.
▶ 자기주도적 교육방법, 언스쿨링이란 무엇인가
언스쿨링은 학교 교육과 어떻게 다를까. 우선 언스쿨러에게는 미리 정해진, 따라가야만 하는 과정으로서의 커리큘럼이 없다. 그리고 반에 속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집단생활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험이라는 평가가 아닌 일상적인 피드백을 교육자와 주고받을 수 있다. 언스쿨링만의 이러한 교육방식은 학습자들이 직접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다.
언스쿨링은 교육방법이자 하나의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저자는 루소, 듀이, 홀트부터 피터 그레이와 한국의 경우까지 살피며 언스쿨링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등장했는지, 지금까지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었는지 일별한다. 그러나 학교 밖 학습자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교육학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이에 저자는 앞으로의 실증 연구들이 자기주도 교육에 대해 시험해 볼 만한 가설들을 제시함으로써 학술적 발전과 대중적 관심 사이의 다리를 놓는다. 가정의 경제적 특성, 부모와 자녀의 교류, 과제집중력과 창의력 등 장기간 언스쿨링을 실천한 학습자들이 평균적인 공교육 학습자들과 어떻게 차이를 보이는지 밝힌다. 여기에서 출발해 다양한 영역에서 언스쿨링의 교육적 성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면, 교육 전반에 대한 사회의 이해를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 자기주도 교육은 어떻게 하는가
언스쿨링을 위한 가정과 사회의 실천 방식
저자는 더 나아가 이러한 교육방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 그것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참고가 될 지침을 제공한다. 먼저 창작과 언어, 수학과 과학, 사회의 영역으로 나누어 각 학문 영역별로 어떻게 학습할 수 있는지 그 메커니즘과 접근법을 제안한다. 다음으로는 언스쿨링을 실천하는 실제 가정의 실천 모습에서 건져낸 현실적인 제안들을 공유한다. 특히 시간표, 교육자원, 보호자의 역할로 그 분야를 나누어 독자들이 언스쿨링이라는 낯선 교육방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습자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개성을 존중받는 것은 학습자 개인과 가정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차원의 문제와 만난다. 가정을 넘어 사회적 단위에서 자기주도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저자는 지역사회의 교육자원에 접근성을 높일 것을 제안한다. 또한 입시로 대표되는 지금의 교육 상황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자신의 방식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인의 가치관과 인식 전환의 필요를 말한다. 이처럼 언스쿨링이라는 교육철학을 통해 21세기에 어울리는, 사회 구성원 개인이 존중받는 교육이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논의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