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좀비가 되어서도 루틴을 지키는 회사원들, 흥미로운 설정의 오피스 좀비물”
_서미애 소설가(심사평 중에서)
“MZ세대의 조직 사회 생존기를 좀비물에 녹여낸 신선한 작품”
_주원규 소설가(심사평 중에서)
지옥 같았다가, 진짜 좀비 지옥으로 변한 회사
사내 최고 빌런들과 고립된 김 대리의
위아래로 치이는 눈물겨운 좀비 오피스 탈출기
5분 간격으로 울리는 알람을 다섯 번째 끄고서야 겨우 눈을 뜬 김 대리. ‘영화처럼 좀비 세상이 돼버린다면 출근을 안 해도 될 텐데.’라고 생각하면서도 착실히 출근한 그는, 회사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다 죽어가는 얼굴로 기침을 해대도 딱히 이상하게 느끼지 않았다. 사흘 연속 풀야근한 자신의 몰골 역시 그들과 다를 게 없을 테니까. 다만 회의실 예약도 안 해놓고는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건데요.”라며 삐지는 철없는 직속 후임 최 사원, 아파하는 사람들을 보고 “나 때는 아파 죽을 것 같아도 회사에서 일하다 죽겠다 그랬다고.”라며 심기 불편해하는 기분파 팀장 박 부장을 상대하며, 왜 저들은 허구한 날 건강하게 출근해 자신을 힘들게 하는지 고뇌했을 뿐이다.
오전 내내 박 부장의 끝없는 조언을 견디던 김 대리의 귀에 누군가 계속 회의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연 순간, 그 앞에는 ‘좀비 지옥’이 펼쳐져 있었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아비규환의 좀비 사태에서 김 대리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곁에 남은 생존자가 하필이면 박 부장과 최 사원뿐. 김 대리는 사무실에 갇힌 채 그들과 24시간 함께하는 환장적인 일상을 보내게 된다. 좀비 사태가 벌어지면 적어도 출근은 안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영원히 퇴근을 못 하게 되다니! 어떻게든 집에 가고 싶다는 갈망에 사로잡힌 김 대리는 좀비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탈출 계획을 세우지만,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복도의 좀비만이 아니다. 결정과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특화된 박 부장, 사람 말을 귓등으로만 듣는 능력을 지닌 최 사원을 설득하기 위해 김 대리는 혼신의 ‘비주얼라이제이션’ 피피티를 준비하는데……. 도무지 제대로 굴러갈 것 같지 않은 삼각형의 팀을 끌고, 김 대리는 무사히 퇴근할 수 있을까?
오늘도 평범하게 지옥 같은 K-오피스에서 살아남은
‘김 대리’들을 응원하는 재기발랄한 블랙코미디
『서바이벌 태스크포스』는 ‘생존을 위한 특별 기획 팀 프로젝트’라는 제목 그대로, 직장 생활의 애환을 ‘좀비 사태에서의 생존’과 ‘팀 프로젝트’라는 중의적인 키워드에 녹여 블랙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세상이 멸망해도 직급에 맞춰 아침 보고를 올리고 정례 회의를 여는 김 대리와 박 부장, 최 사원의 모습은 재난 상황 속에서도 상하 관계를 놓지 못하는 K-오피스의 경직된 풍경을 해학적으로 비추며 또 다른 ‘김 대리’인 독자들에게 ‘웃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탄탄한 문장력과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인 황수빈 작가는, 좀비물과 오피스물이라는 이질적인 장르의 접점을 거침없이 넘나들며 자신만의 뚜렷한 색깔을 드러냈다. ‘출근길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같은 쌉싸름하고도 상쾌한 블랙코미디로, 좀비 사태가 터지지 않아도 전쟁터 같은 회사를 향해 묵묵히 출근하는 모든 ‘김 대리’들을 응원하는 작가의 재기발랄한 데뷔작을 지금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