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 전쟁 75주년, ‘반공’에서 ‘통일 안보’로… 시대는 변했어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미국 이민 2세대 작가들이 전하는 전쟁 역사
-한국인 최초 "칼데콧 아너상" 수상 작가 차호윤의 신작 그림책
#S1. 옛날 옛적 ‘국민학교’ 6월
‘반공 포스터’, ‘반공 글짓기’로 전교가 들썩인다. 누구보다 더 강렬한 문구를 짜내려고 고민한 흔적들이 역력한 포스터들이 즐비하게 전시된 풍경 속에서 공산군은 늘 까맣고 빨간 괴물 또는 짐승의 모습이다.
#S2. 오늘날 ‘초등학교’ 6월
일과표에는 ‘반공’ 대신 ‘통일 안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아이들은 도화지 가득 밝고 희망 찬 색채로 ‘평화 통일 포스터’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원래 분단국가’의 국민이었을 뿐, 언제부터, 왜 분단국가가 되었는지, 지금 이 포스터를 왜 그리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교실에 듬성듬성 앉아 있다.
한눈에 보아도 알 수 있을 만큼 극명하게 달라진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우리 국민이 직접 겪은 우리 전쟁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함은 개인적인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을 떠나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6.25 전쟁 75주년을 맞아, 보물창고에서 출간한 I LOVE 그림책 『바다에 빠기지 직전의 집』은 아이들과 그 아이들에게 우리가 겪은 전쟁의 참상을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지 몰라 난감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바다에 빠기지 직전의 집』에 그려진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궁핍한 생활 속에는 서로 돕고 위로하는 따뜻함과 희망의 메시지가 녹아 있다. 또 ‘6.25 전쟁은 왜 일어났나요?’ ‘6.25 전쟁 또는 한국전쟁, 뭐가 맞나요?’ ‘삼팔선과 휴전선은 달라요’ ‘비무장지대’ 등 6.25 전쟁에 관련된 역사부터 알쏭달쏭한 용어 설명까지 간략하지만 알기 쉽게 설명한 부록이 수록되어 있어, 아이들에게 6.25 전쟁을 알려 주기 위한 길잡이 그림책으로 손색이 없다.
더욱이 고국을 멀리 떠나 낯선 곳에 정착한 미국 이민 2세대 작가들이 전하는 전쟁 역사 그림책이어서 각별한 감회를 갖게 하며, 한국인 최초 "칼데콧 아너상" 수상 작가 차호윤의 신작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옛이야기처럼 스며드는 전쟁 이야기
-미국에 사는 작가들의 뿌리 찾기
우리가 더 공부하고 잘 알아야 하는 이유
목숨을 걸고 탈북해 이제는 떳떳한 대한민국 국민이 된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소통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꽤 오랫동안 전파를 타고 있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몰입하는 동안 뉴스를 통해 보도되었던 국경을 넘는 난민들의 처참함이 멀고 먼 나라의 일만이 아니었음을 문득 깨닫게 된다.
『바다에 빠기지 직전의 집』에는 작가가 어린 시절에 듣던 부모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 그중에서도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을 따스하게 맞아들였던 가족의 실제 이야기가 할머니에게 듣던 옛이야기처럼 덤덤하게 펼쳐진다. 특히 이 책을 쓰고 그린 작가들의 이력이 독특해 더욱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미국에서 자라고 공부한 작가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을 오가며 자란 화가가 합심해 그들의 뿌리를 찾아 펴낸 책이 바로 『바다에 빠기지 직전의 집』이다. 또한 원서에는 ‘엄마’ ‘아빠’ ‘언니’ ‘고구마’ 등의 단어가 한국어 발음대로 영어로 표기되어 있어 그들이 뿌리 찾기에 얼마나 충실했는지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앞으로의 역사를 이루어 가야 하는 우리가 우리의 전쟁인 6.25 전쟁에 대해 제대로 배우고 더 잘 알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작가의 가족이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이웃 간의 연대와 희망의 메시를 담고 있어 출간 직후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이 책 『바다에 빠기지 직전의 집』은 전쟁의 일화를 통해, 어렵고 힘든 이웃이라면 누구든지 돕고 사랑해야 하며 힘든 때일수록 서로 힘을 모아 이겨 내야 한다는 당연하지만 실천하기에 쉽지 않은 미덕과 따스함을 심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