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류라는 종의 역사에는 수많은 철학자, 사상가, 종교가들이 있었다. 그러나 저자가 보기에 ‘나는 누구이며, 그리고 세상은 무엇인가?’라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내놓은 사람은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2,600여 년 전에 이 질문에 가장 명료하고도 진실된 해답을 주신 이가 바로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신 고타마 싯다르타였다. 게다가 그는 이 해답을 바탕으로 깨달음이라는 통찰지를 통해 윤회의 사슬을 끊는 해탈 열반의 길을 열어 보이셨으니, 이는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사상이나 종교에서도 제시하지 못한 보배로운 가르침이다.
이 책은 인생의 남은 시간을 오롯이 마음공부에 전념하고자 육십 대를 넘기기 직전에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로 귀촌하여 마음공부와 농사일을 병행하면서 생활하던 저자가, 자신의 공부와 수행생활에 근거하여 특정 종교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부처님의 삶과 가르침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다.
2.
이 책은 오늘날 한국불교는 왜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중국불교, 특히 중국 선불교에서 찾고 있다. 그리하여 불교의 원래 가르침으로 되돌아가고자 먼저 부처님의 생애에서 시작하여 불교의 핵심 가르침과 역사적 흐름을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자.
첫 장에서는 부처 고타마 싯다르타의 생애를 조명한다. 석가족의 왕자로 태어난 그는 인간의 고통에 깊은 의문을 품고 출가, 수행, 깨달음을 거쳐 전법의 여정을 걸었다. 특히 깨달음 이후 45년간의 설법 활동은 오늘날 불교 교학의 토대가 되었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은 사성제, 팔정도, 연기법으로 집약된다. 인간 존재의 고통과 그 원인, 그리고 해탈로 나아가는 길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며, 종교적 믿음보다 실천과 통찰에 중심을 둔 것이 특징이다.
두 번째 장은 이론에서 실제로 이어지는 수행법, 특히 호흡 수행(아나파나사띠)에 집중한다. 호흡 수행은 초기 불교에서 강조된 대표적인 명상법으로, ‘지금-여기’의 순간에 집중하며 마음을 맑히고 통찰을 길러가는 데 효과적이다.
단순한 호흡 관찰을 넘어, 이는 오온의 허상과 무상함을 자각하게 하는 수행으로 이어진다. 이 장에서는 실제 수행 단계별 설명과 현대인의 생활 속 적용 가능성도 함께 제시하여, 불교가 단지 철학이나 신앙이 아닌 실천적 삶의 도구임을 부각시킨다.
제3장 대승불교에서는 대승불교의 발생 배경과 철학적 전환을 심층적으로 다룬다. 대승은 기원후 1세기경 브라만교의 쇠퇴와 힌두교의 재편 과정과 맞물려 나타났다. 기존의 해탈 중심 교리에서 벗어나, 자비를 바탕으로 한 ‘보살행’과 ‘중생 구제’로 불교의 대중화와 사상적 확장을 이끈다.
특히 중관사상과 유식사상 등은 대승불교의 철학적 깊이를 형성하였다. 인도에서 태동한 이 흐름은 후에 동아시아 불교의 핵심 사상으로 계승되었다.
제4장 중국불교에서는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이후의 과정과 다양한 문제점을 분석한다. 초기 중국불교는 기존 도가사상과 충돌하면서 언어ㆍ문화적 장벽을 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번역의 오류와 교리의 오해가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선불교는 논리적인 이론보다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직관적 깨달음을 중시하며, 기존 불교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특히 육조 혜능의 「단경」은 일개 스님의 법문에다가 부처님의 말씀을 뜻하는 ‘경’이란 명칭을 붙이고는 이를 금과옥조로 여기는 오류를 범한다. 이는 한국불교에도 그대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무념 즉 선정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중국 남종선은 삼법인(三法印), 즉 제법(諸法)들의 무상ㆍ고ㆍ무아를 반조하여 윤회의 흐름에 들지 않는 해탈 열반에 이르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지향하는 불교(佛敎), 즉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다. 이는 부처님의 법(法)에 대한 무지가 빚어낸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중국불교와 이를 표방한 한국불교에서 표출된 돈점(頓漸) 논쟁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 즉 깨달음과 닦음에 빠르고 늦음이 있느냐 없느냐를 다투는 문제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인도불교에는 없는 것인데, 중국과 한국불교에선 공연히 이를 논쟁거리로 삼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3.
이처럼 이 책은 단순히 불교의 교리와 역사적 흐름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교 초기의 수행 전통이 현대에도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함께 비판적으로 탐색하고 있다. 아울러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철학적 깊이와 함께 실제 수행법으로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불교를 보다 실천적이고 체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독자들이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을 이해하고 이 땅의 불교가 부처님의 본래 가르침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일, 이 한 권의 책이 마중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