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플랜B

플랜B

  • 오유균
  • |
  • 시인의 일요일
  • |
  • 2025-06-17 출간
  • |
  • 128페이지
  • |
  • 140 X 200mm
  • |
  • ISBN 9791192732275
판매가

12,000원

즉시할인가

10,8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0,8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플랜B여도 괜찮을 이후의 세계,
그곳을 향한 또다른 여정


소외란 주체가 존재 결여를 겪으면서 어떤 분열 상황에 들어서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 개인이 정상적인 주체로 존립하기 위해 언어적 질서, 이를테면 대타자의 욕망을 받아들여야 함을 가리킨다. 이러한 언어적 질서에 의존해야만 하는 주체는 사유와 존재의 분열, 분리를 경험하게 되며 결여를 내면화한 채 일시적이고 임시적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그리하여 주체는 언제나 자신의 욕망을 타자의 욕망에 의탁해 사유함으로써 결여된 존재로 남게 되는 것이다. 「플랜B는 무슨」의 시적 주체는 이를 분명하게 의식하면서 자조하듯 “소리 내어 웃”어 보지만 그 웃음은 돼지의 웃음과 교차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상실하고 만다. 그런 점에서 주체의 ‘플랜B’는 불확실성 속에서 갈피를 잃는다.
그렇다고 막막함에 머무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얼 잃어버린 것 같은데/ 그게 뭔지 몰라 막막한 눈동자만 남”아 있다 하더라도 “푸른 귀를 세우고/ 외부와 내부를 깁는” 행위를 통해 균열을 봉합할 필요가 있다(「그곳에는」). “언덕을 뛰어 올라가는/ 흰 말[言]들”로 언덕을 하얗게 채움으로써 “그 이후의 세계”(「그곳에는」)를 모색하고 그로부터 자신의 고유한 욕망과 향유를 되찾아 소외되지 않는 새로운 주체의 가능성을 살펴야 하는 것이 시인의 역할인지도 모른다. 절망과 좌절을 야기하는 세계의 부조리를 예민하게 감각하는 한편에서 소외된 존재를 주체의 자리로 옮기려는 시도야말로 시인이 수행해야 하는 실존적 기투가 아닐까. 오유균 시인의 『플랜B』는 그러한 기투의 흔적이자 고단한 시적 투쟁의 기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오유균 시인의 시적 화자가 침묵 속에 스스로를 방기하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그 무엇도 구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과정 중에 속해 있거나 안에 머무르며 밖을 응시하는 존재로서 “질문 너머의 질문을/ 대답 너머의 대답”을 찾아 “현관문 손잡이를 쥐고 돌아보”(「블랙홀」)는 행위를 수행하기도 한다. 시인은 “거대한 무덤 같”은 “불룩한 도시의 숲”에서 “구덩이에 빠진 구름들이” 뱉어내는 “썩어가는 냄새” 앞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죽을 듯이, 죽일 듯이 골목을 향해” 짖는 화자(「알 수 없는 내용물」)를 통해 그가 비록 결여만을 쥘 뿐이더라도 저항의 외침을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미미할지언정 “어디 한번 물 것처럼”(「전부를 벌린 멸치처럼」) 송곳니를 드러내는 멸치의 고투나 “살고 싶다”(「여전히 몰랐다」)고 한 친구의 죽음 앞에서 공감을 표하지 못한 자신을 부정하며 스스로를 절개지 앞에 내어놓는 화자의 간절처럼 말이다.


거대한 세계 앞에 결여된 상태로 소외된 주체는 자기규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따라 삶의 의미를 달리하게 마련이다. 지시하는 대로 움직이고 그에 따른 보상(“한 토막 육포”, 「심장에 가까운 손」)만을 추구하는 일이나 “얇게 썬 제 살 위에/ 얇게 썬 제 살이 덮여 있”는 비참 속에서 “모든 삶에는 죽음 냄새가 있어”(「최고급 횟집」)라고 되뇌는 일은 허무주의적 인식일 뿐 삶을 위한 성찰이 될 수 없다. 우리의 삶이 ‘플랜A’의 방향성을 지닐 수 없더라도 ‘플랜B’의 가능성으로 “문장과 문장 사이에” 놓인 너와 내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문장을 만들”(「모르는 일에 연루되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오유균 시인은 “사람에게는 없는 색깔 같은 어쩌면/ 사람에게만 있는 냄새 같은// 천 개의 조각”으로 “빛나는 순간이 지금이라는 듯이”(「제41일, 포즈」) 조각의 결여를 빛나는 순간으로 전유하여 마주하도록 이끈다. 이처럼 오유균 시인의 시가 수행하는 실존적 기투는 “언덕을 뛰어 올라가는/ 흰 말[言]들”로 시집 『플랜B』를 하얗게 채워 ‘플랜B’여도 괜찮을 삶의 양태와 “그 이후의 세계”(「그곳에는」)를 우리 앞에 펼쳐놓는다. ‘그곳’을 향한 삶의 또 다른 여정은 이제 우리의 몫이다.

목차

1부
종이 상자를 열다 / 심장에 가까운 손 / 그곳에는 / 아내 / 드라이플라워 / 모르는 일에 연루되다 / 블랙홀 / 다윈의 식탁 / 아이스링크 / 우로보로스 / 개 같은, 혁명

2부
모르는 사람 / 난 괜찮은데, / 봄 / 처음 보는 나인지 보고 또 봐도 모르는 나인지 / 감사하게도 쪽박을 주신 당신께 / 이 문을 열면 2 / 자투리 고기 전문점 / 최고급 횟집 / 구멍 / 허들링 / 양파 / 두 시의 대기 / 관찰 / 여전히 몰랐다

3부
알 수 없는 내용물 / 플랜B는 무슨 / 안헤도니아 / 동백 / 눈구멍에 짱돌이 / M307 / blue shadow / 어떤 하울링 / T를 기록하다 / 레버 / 눈사람 11 / level

4부
독립 극장 / 럿치의 마을 / 어쩌면 / 비문증 / 제41일, 포즈 / 전부를 벌린 멸치처럼 / 주머니에 양손이 들어있을 때 / 여백의 여백 / 목련 2 / 붉은 찔레, 그해 / 천산天山 / 백야 / 절벽에는

해설 - 결여를 응시하는 필사의 기록 | 이병국(시인·문학평론가)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