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하루 끝, 가장 따뜻한 이야기가 밥상 위에서 시작된다”
직업인의 하루를 따라가며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옴니버스 픽션 『퇴근의 맛』
퇴근 후 마주한 식탁에는 단순한 음식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날의 감정, 풍경, 피로, 기쁨, 실망, 그리고 아주 짧은 위로가 함께 놓여 있다. 『퇴근의 맛』은 20개의 직업을 가진 인물들이 퇴근 후 먹는 한 끼 식사와 그에 얽힌 감정을 따라가는 옴니버스 픽션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 한 끼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이야기들은 브런치스토리 연재 당시부터 “현실적이다”, “내 얘기 같다”, “밥 한 숟갈 먹으며 읽다가 울컥했다”는 독자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변호사, 교사, 수의사, 군인, 간호사, 엄마, 학생 등 누구나 알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적 없는 직업인들의 하루와 내면을 조용히 응시하며, 그 끝자락에서 건네는 따뜻한 말 없는 위로가 큰 감정의 여운을 남긴다.
“저녁 식사는 하루를 정리하는 가장 사적인 의식”
다양한 직업의 고단한 하루와 그 마지막 장면에 대한 기록
『퇴근의 맛』은 직업인의 하루를 따라간다. 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식탁이다. 이야기는 누군가의 ‘일’로 시작되지만, 결국 ‘삶’으로 귀결된다. 각 인물들은 직업인으로서 겪는 현실적인 장벽을 넘고, 감정적인 소모를 겪고, 크고 작은 실패를 감당해낸 뒤 식사를 마주한다.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먹는 라면 한 그릇이고, 때로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삼겹살이다. 식사는 때로 외롭고, 때로 소중하며, 때로는 구원에 가깝다. 책은 이러한 식사의 풍경을 따라가며, 일과 감정, 인간관계와 정체성, 삶과 소진 사이의 미묘한 균열을 조용히 포착해낸다. 그리고 그것을 ‘한 끼 식사’라는 상징적 장치로 풀어낸다.
퇴근 후 한 끼, 그리고 진짜 나로 돌아오는 시간
사람과 사람 사이, 마음이 스며든 식탁 이야기
『퇴근의 맛』은 하루하루 다른 온도의 삶을 살아가는 스무 명의 인물이 퇴근 후 마주하는 식탁을 따라간다. 그 식탁에는 그날의 고단함이, 작고 단단한 사명감이, 때로는 눈물과 웃음이 함께 놓인다. 이야기의 중심은 음식이지만, 그보다 더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건 사람의 마음이다. 누구는 식은 샌드위치에 묵묵한 위로를 담고, 누구는 우동 한 그릇에 망가진 하루를 꿰매며 다시 내일을 준비한다. 퇴근 후 한 끼라는 소박한 풍경이, 이 책에선 그 사람의 삶 전체를 비추는 창이 된다.
이 책의 진짜 매력은,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는 실처럼 은근히 서로를 잇고 있다는 점에 있다. 전혀 무관해 보이던 사람이 알고 보니 누구의 손님이었고, 스쳐 지나간 인물이 어느 꼭지에서는 주인공으로 다시 등장하기도 한다. 그렇게 얽히고설킨 관계들이 하나둘 드러날수록, 독자는 삶이란 결국 조용히 이어져 있는 이야기들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흐름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 속 누군가의 퇴근 자리에 나도 살며시 앉아 있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이 책에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따뜻한 디테일이 하나 더 숨겨져 있다. 각 이야기의 끝에는, 해당 인물이 먹었던 음식과 같은 메뉴를 실제로 맛볼 수 있는 작가 픽 맛집이 부록 형식으로 소개된다. 단순한 식당 소개를 넘어, 그 가게에 얽힌 작가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나 해당 꼭지를 쓰며 떠올렸던 마음속 단상이 짧게 곁들여진다. 그렇게 20개의 꼭지마다 등장하는 20개의 식당은, 마치 이야기 속 등장인물이 현실로 걸어나와 앉아 있을 법한 공간처럼 생생하고 정겹다. 우리 주변의 누군가는 고소한 버터 냄새 나는 빵집에서, 누군가는 얼큰한 국물 맛 나는 포장마차에서 위로를 받는다. 짧은 이야기, 짧은 저녁이지만, 그 안에 담긴 온기와 여운, 그리고 삶의 조각 같은 맛의 기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독자평
평범해 보이는 은행원의 일상이었지만, 출근과 동시에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 긴장 상태로 일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업무 처리와 고객 응대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마감 시간에 내려가는 셔터 소리에 비로소 큰 한숨을 내쉬었던 모습이 떠올랐다. 퇴근 후, 조금은 느슨해진 마음으로 맞이하는 소소한 저녁 한 끼는 힘든 일과 속에서 하루의 고단함을 상쇄시켜 줄 만큼 가치 있고 위안을 얻는 선물일 것이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저녁 식사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했다. 치열한 매일을 사는 우리에게 따뜻한 안식처가 될 수 있는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김지원(전직 은행원), 브런치스토리 작가(신아)
「교사의 짬뽕」을 읽으며 작가가 겪은 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현장감이 생생할까요?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어디 있냐고, 자극적인 사건 위주로 꾸민 것 아니냐고 할 분이 있을 것 같아 말합니다. 지금도 학교에서 일어나는 순도 100%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상미’의 사명감이 소진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이나 현실적인 대안을 찾으려는 마음, 그 어느 것도 잘못된 게 아님을 충분히 공감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많은 선생님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이은덕(26년 차 초등학교 교사), 브런치스토리 작가(다작이)
육아휴직을 했을 때의 일상을 떠올려 보게 되었다. 아기와 하루 종일 함께 보냈던 시간이 행복하기도, 힘들기도 했었다. 이제 제법 커버린 아들에게서는 그때와는 다른 감정을 느끼지만, 한 번쯤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바탕 전쟁 같은 하루의 육아를 마무리하고 느지막이 저녁 한 끼를 먹는 소소한 기쁨과 공감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삶도 위로받는 기분이 든다. 엄마도 퇴근이 필요하니까. 하루 끝, 위안과 영감을 주는 한 끼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하는 이 책을 추천한다.
- 장보영(교사), 한 아들의 엄마
변호사가 되면 정의를 실현하는 히어로 같은 삶일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재판을 따라 뛰고, 사람들 사이에서 치이고, 늦은 저녁 차가운 샌드위치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이 책은 그런 평범하고도 고단한 하루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박진감 넘치지도, 대단히 뿌듯하지도 않지만, 그 샌드위치 속엔 놓치고 있던 사명감과 잔잔한 위로가 함께 들어 있다. 현실의 무게에 지친 변호사들과, 또 다른 업에서 각자 고군분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조용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
- 아직도 꿈을 찾고 있는 4년 차 변호사, 브런치스토리 작가(변호사 G씨)
뜨겁고 얼얼한 국물 속 뒤엉킨 재료들처럼, 간호사의 하루도 복잡하고 매섭다. 짜증은 눌러 담고, 친절은 꺼내 쓰며 견뎌낸 하루. 고된 일상은 마라탕의 알싸함으로 ‘퉁’처지고, 남자친구에게 쏟아낸 짜증과 후회, 외로움은 혀끝에 맴도는 마라처럼 되살아난다. 환자와 보호자의 요구에 맞춰 움직여야 했던 정윤이 자신이 먹고 싶은 재료를 직접 골라 담고 ‘맛있다’를 되뇌이며 먹은 마라탕 한 그릇은, 허기진 마음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준 쉼표였다. 마라탕처럼 얼얼하게 힘을 얻고 싶은 간호사들에게 이 이야기를 건넨다.
- 조은혜(정신전문간호사), 브런치스토리 작가(엘엘리온)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수의사 하기 힘들다는 말을 많이 한다. 노동 강도가 높은 데다 감정적인 소모가 더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동물을 침대 맡에 놓인 인형 대하듯 기계적으로 일한다면 정성스러운 치료는 이루어지기 어렵다. 동물의 아픔과 죽음이 마음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수의사란 직업이 더욱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숨 가쁘게 일하고 난 뒤 찾게 되는 소울푸드가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힘든 하루 일을 마친 후, 참된 맛을 느끼고 싶은 분께 이 책을 추천한다.
- 조현준(수의사), 브런치스토리 작가(예일맨)
눈앞에 김밥이 있다면 무엇을 떠올리겠는가? 미용업에 종사하며 수없이 많은 김밥을 접해왔지만, 주영의 참치김밥은 희망이었다. 헤어디자이너로서 고객을 만난다는 건 머리를 책임지는 것과 더불어 그들의 입학식, 졸업식, 면접, 상견례, 결혼식 등 인생의 대소사를 함께하는 일이다. 여러 가지 재료가 한데 모여 조화로운 맛을 내듯, 고난의 중심에서 견뎌낸 주영의 앞날이 수많은 인연들과 함께 다채로운 인생이 되기를 열렬히 응원한다.
- 조효진(헤어디자이너), 브런치스토리 작가(조효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마치 오래된 주방 한쪽에 앉아 따뜻한 찜기의 뚜껑을 조심스럽게 여는 기분이 들었다. 익숙한 음식을 매개로 이토록 풍부한 감정선을 풀어낸 작가의 섬세한 시선은, 인간관계의 주름과 틈을 따뜻하게 비추며 우리가 어떻게 성장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한다. 현업에서 수많은 재료와 사람을 마주하는 셰프로서, 이 책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라 음식과 삶을 연결하는 깊은 고찰로 느껴졌다. 마지막 남은 한 알의 만두를 베어 물었을 때 퍼지는 아쉬움, 쓸쓸함, 그리고 어쩌면 포근함까지. 독자 여러분은 분명 마음을 데우는 무언가를 발견하시리라 믿는다.
- 김동기(셰프), 세계일보 음식 칼럼니스트
수사과에 근무하던 시절, 피의자의 혐의를 특정하기 위해 두 달 동안 CCTV를 돌려보던 기억이 떠올랐다. 수개월에 걸친 수사를 마친 뒤에도 남는 건 후련함보다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허탈함이었다. 수사가 끝나도 다시 반복되는 현실, 그 묘한 감정은 늘 그대로였다. 그래도 퇴근 후 동료들과 나누는 저녁 한 끼, 맥주 한 잔은 그 씁쓸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이 글 속 곰탕처럼. 바쁘고 거친 하루 끝에야 비로소 느껴지는, 작지만 따뜻한 위로가 있었다. 이 책은 그런 고된 일상 속, 잊고 지냈던 소소한 따뜻함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준다. 지친 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 이 책을 조심스레 권한다.
- 문창규(경찰), 브런치스토리 작가(창순이)
마치 날 모티브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리얼함이 있었다. 빵 터지는 웃음이 아닌 피식 웃게 되는 느낌. 그래서 몰입감이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언뜻 보면 일상다큐 같지만, 인물의 내면 속 씁쓸함, ‘K-고딩’들의 암울한 세계를 잘 고증한 것 같다.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만도 않은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었다. (주인공이 게임하느라 불어 터진 라면을 먹는 장면에서 ‘현웃’ 터진 건 비밀.) 독자 여러분들도 이 책만의 부드러우면서도 재미난 느낌에 빠져보시길 바란다.
- 김지환(고등학생), LoL 실버등급, 라면 마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