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사유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면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이루어 낼 수 있다
능동적인 영혼만큼 귀한 것은 없습니다.
_ 〈사유하는 사람〉 중에서
“삶은 여행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친구를 얻는 유일한 방법은 먼저 친구가 되어 주는 것이다.” “바다는 커다란 물방울이며, 각각의 물방울은 하나의 바다이다” …… 에머슨이 남긴 유명한 문장들은 시공을 초월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하지만 에머슨이 현대 철학과 문학에 미친 지대한 영향은 이와 같은 명언 몇 구절로 담아낼 수 없다.
에머슨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지성인이자,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린 강연가였다. 또한 에머슨은 미국 최초의 공공 지성인이라고 불리었다. 그는 전문 철학자가 아니었고 작가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 그의 사상은 미국 철학과 문학에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그의 핵심 사상은 유명한 하버드대학의 파이베타카파 힉술협회 연설 〈미국 학자(The American Scholar)〉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사유하는 사람’이다. 인간 삶의 자원으로서 사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고전 문학과 동서양의 철학과 근대 과학을 망라하며 매일매일 꾸준한 사유와 관조를 통해 발전시킨 그의 사상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의 사상을 초월주의나 신비주의 등 어떤 ‘주의’의 범주에 한정하는 것은 그의 신조에 어긋난다. 에머슨은 사상의 이론이 아닌 실천을 중시했으며, 평범한 일반인들과 일상에서 위대함과 신성의 가능성을 보았다. ‘삶의 철학’을 설파한 에머슨이니만큼 그의 삶을 살펴봄으로써 그의 사상에 좀 더 깊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를 믿고 원하는 삶을 향해 나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과 마주할 수 있다
오직 그대만이 그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
오직 신념의 승리를 통해서만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
_ 〈나를 믿고 나아가기〉 중에서
이 책에는 미국 최초의 철학자이자 시인이기도 했던 랄프 왈도 에머슨의 대표작 〈자기 신뢰〉를 비롯해 〈미국 학자〉, 〈우정〉, 〈사회와 고독〉, 〈노년〉 등 그의 대표작에서 총 여덟 편의 산문을 골라 실었다. 그의 사상과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들을 수록작으로 골랐으며, 여기에 옮긴이가 골라 엮은 사십여 편의 일기를 더했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마바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로 꼽히는 《자기 신뢰(Self-Reliance)》는 자신의 생각과 직관에 의지해 살아가기를 권하는 자기 계발의 고전이자 철학적 선언문으로 평가받는다. 오늘날에도 자율성과 자아실현의 담론에서 자주 인용되며, 현대의 자기 계발서, 심리학, 리더십 이론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에서 가져온 산문 〈나를 믿고 나아가기〉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자기 신념을 지키고 추구하라고 거듭 당부하고 있다.
에머슨이 견지한 삶의 철학은 지금의 한국 사회에 대입해도 큰 무리가 없다. 고독과 상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법,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정의 소중함, 품격 있는 인간으로 산다는 것, 행동하고 실천하는 지식인의 참모습, 나이 들어 맞이하는 기쁨의 순간 등 지금을 우리에게 전하는 그의 메시지는 매우 유효하다. 에머슨은 열여섯 살에 일기를 쓰기 시작해 평생 일기 쓰는 습관을 지켰다. 반세기가 넘은 시간 동안 꾸준히 쓴 그의 일기는 미국 문학의 중요한 자산이다. 그의 내면을 엿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문학적 여운까지 선사한다.
에머슨은 평범한 이들의 일상에서 위대한 순간을 발견했고, 이론에 머물기보다는 실천을 강조했다. 우리는 그가 강조한 ‘삶의 철학’을 통해 보다 조화로운 삶,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