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옆집에는 바람을 핥는 소년이 산다
나와 세상을 둘러싼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이해를 다룬 그림책
우리는 다양한 사람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친구, 운동을 잘하는 친구, 공부를 잘하는 친구, 목소리가 큰 친구, 키가 작은 친구, 힘이 센 친구, 말을 잘하는 친구, 꿈이 많은 친구 그리고 남들과는 다르지만 특별하지 않은 나다움을 가진, 바로 장애가 있는 친구와 말이지요. 학교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혹은 일상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을 본 적 있나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에게 말을 걸어본 적은요? 마주친 적은 있어도 선뜻 그들에게 다가가 본 친구는 많이 없을 거예요.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소년의 옆집에는 바람을 핥는 친구가 살아요. 그리고 그 친구는 가끔 끽끽거리며 야호 소리를 내거나 온몸을 들썩이죠. 주인공 소년은 말이 아닌 다른 무언가로 말을 표현하는 그 친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아주 천천히 친구의 행동을 따라가 봐요. 《너랑 나랑 바람을 핥으면》 속 주인공을 통해 어린이들은 나와 세상을 둘러싼 장애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그 속에서 편견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친구를, 세상을 바라보며 올바른 태도를 지니게 됩니다.
서로에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성장하는 어린이들의 빛나는 우정
우리는 어릴 적부터 학교나 사회에서 장애인 인권을 존중하고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걸 배우지만, 막상 일상에서 장애가 있는 사람을 마주치게 되면 불편한 기분이 들거나, 행동이 조심스러워져요. 나와 다르다는 선입견 때문에 그들을 봐도 못 본 척하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비장애인과 장애인은 친구가 될 수 없는 걸까요? 평범한 하루를 즐겁게 물들이는 두 소년의 모험을 따라가 볼까요? 한 소년은 말 대신 바다에 돌멩이를 던지며 까르륵거리고, 다른 소년은 파도에 쓸려 모래 위에 있는 조개껍데기를 모으거나 모래성을 만들며 즐겁게 시간을 보냅니다. 교실 속 어린이들은 얼핏 비슷해 보여도 자신만의 리듬과 모양으로 자랍니다. 장애가 있는 친구도, 없는 친구도 삶의 모든 순간을 함께 나누는 친구가 되려면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도록 서로를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개성이나 특징을 지녔는지 말이죠. 장애는 나와 다른 특별함이 아닌, 친구가 지닌 하나의 특징일 뿐이에요. 주인공 소년은 나와는 다르지만 특별하지 않은 나다움을 지닌 옆집에 사는 친구처럼 ‘바람의 맛’을 느껴 보기로 합니다. 어린이들은 둘의 빛나는 우정을 통해 서로에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수채화의 흐림과 연필선의 정교함을 넘나들며, 감성과 자유를 담아낸 그림
이 책에 그림을 그린 위 룽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그림 작가입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의 그림 작가이자 살아 있는 그림의 전설인 퀸틴 블레이크의 지도를 받고 케이트 그리너웨이 최종 후보 일러스트 부분에 오르며 자신만의 개성 있는 그림 세계를 굳혀 가고 있지요. 그의 그림은 전통적인 중국 회화 기법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형태의 미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이 책에는 밝고 선명한 색깔을 많이 사용해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강렬한 감정을 담아냈습니다.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은 연필 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하고, 배경에는 강렬한 수채화 색을 입혀 대범하게 표현했습니다. 페이지와 페이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면 구성으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새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생략과 세밀한 묘사를 적절하게 분배하여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줄거리]
옆집에 사는 소년은 혀를 쭉 내밀고 다녀요. 바람의 맛을 느낀다나 뭐라나. 옆집 친구를 지켜보던 주인공 소년은 옆집에 사는 소년과 함께 해변으로 갔어요. 최고로 맛있는 바람의 맛을 느끼기 위해서요. 한 소년은 말 대신 바다에 돌멩이를 던지며 노는 걸 좋아하고, 다른 소년은 파도에 쓸려 모래 위에 있는 조개껍데기를 모으거나 모래성을 만들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어요. 정신없이 놀다 보니 어느 순간 오후가 되어 버렸어요. 그 순간 바다가 마법이라도 부린 걸까요? 혀를 쭉 내밀고 오도카니 해변에 서 있다 보니 정말로 바람의 맛이 느껴지기 시작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