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환 작가의 역사소설 『후백제의 한』이 푸른사상의 〈소설로 읽는 역사〉 5로 출간되었다. 통일신라가 쇠퇴하고 각지에서 군웅이 일어나던 혼란기, 통일신라가 쇠퇴하고 각지에서 군웅이 일어나던 혼란기, 평양성 성루에 활을 걸고 대동강 물을 말에게 먹이겠다며 태조 왕권과 각축을 벌였으나 끝내 좌절하고 만 비운의 영웅 견훤의 굴곡진 삶을 그렸다.
신라의 무관이었던 견훤이 따르는 이들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마침내 나라를 건국한 것이 서기 900년, 그러나 장남 신검이 왕위를 찬탈하자 적국이었던 고려에 투항해 신검의 항복을 받아냄으로써 제가 세운 나라를 제 손으로 나라를 멸망시킨 해가 936년. 후백제는 단 36년간 존재했던 비운의 제국이었다.
천년 이상의 과거 속에 묻힌 짧은 역사, 그마저 전쟁으로 점철된 어지러운 시대였기에 후백제에 대한 기록은 승자인 고려의 사료에 조금 남아 있을 뿐, 그다지 정확하지 못하다. 심지어 견훤과 그 부친 아자개의 출신에 대해서도 기록마다 학설이 다르다. 작가는 빈약한 사료에 상상력을 덧붙여 소설적 재미를 더하고, 견훤이 태어난 사불성(상주), 그가 최초로 군사를 일으킨 무진주(광주), 건국을 선언한 완산주(전주), 고려 태조 왕건과의 전투 현장이었던 대야성(합천), 공산(대구), 일리천(구미) 등 역사의 현장을 직접 답사하여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