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은 계획을 세우는 일이 아니다. 방향을 설정하고,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을 조율하며,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설계의 과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조직은 형식을 앞세우느라 정작 왜 이 일을 하는지, 누구를 위한 일인지, 무엇부터 풀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은 생략하고 만다. 그 결과, 기획은 흐지부지 실행되거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과로 끝나기 일쑤다.
이 책은 그 단절을 회복하고자 한다. 25년간 다양한 산업과 조직에서 기획과 운영, 제품 전략을 담당해온 저자가 직접 마주했던 문제와 질문들을 바탕으로 쓰였다. 네이버, 삼성전자, 요기요, 빗썸 등에서 CPO와 COO로 활동하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실패하고 또 다시 완성해낸 그의 경험이 이 책의 밑바탕이다. 덕분에 책 속 질문들은 단순한 추상이나 이론이 아니다. “지금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누구의 행동을 바꿔야 하는가?” “이 일에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인가?” “고객은 진짜 무엇을 원하는가?” 등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히며 쓰는 질문들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기획이 특정 직무만의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팀을 이끄는 리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실무자, 서비스 UX를 기획하는 PM, HR이나 콘텐츠, 커뮤니케이션을 설계하는 사람까지. 문제를 정의하고, 흐름을 설계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획자처럼 질문해야 할 이유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기획에 대한 이 책의 정의는 단호하고도 간결하다. “기획은 문서가 아니라, 흐름을 바꾸는 일이다.” 흔들리는 팀을 붙잡고 다시 방향을 잡고 싶은 팀장에게, 문제는 보이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한 실무자에게, 이 책은 질문이 바꿔낸 흐름의 힘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