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전쟁, 개인과 사회, 나아가 국가도 무너뜨릴 수 있는 심리전
그 전장은 바로 우리의 마음
우리는 지금, 보이지 않는 전장의 한가운데에 있다!
『인지전, 뇌를 해킹하는 심리전술』은 전통적인 총성과 피의 전쟁이 아닌, 바로 우리 마음에서 펼쳐지는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다룬다. 이 책은 전쟁의 개념을 뒤흔든다. 이제 전쟁은 국경에서만, 그리고 특정 시기에만 벌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과 뇌를 새로운 전장으로 삼아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이처럼 무겁고 엄중하다. 그러나 쉽고, 심지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요지경처럼 궁금했던 ‘나의 마음’이 사실은 뇌의 작동 메커니즘에 따라 나타난다는 사실부터 알려준다. 익숙한 여자 친구보다 낯선 여자가 더 예뻐 보이고, 매일 만나는 남자친구보다 우연히 한번 본 낯선 남자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 청소년들을 이해하려면 이들의 감정과 행동의 선동 대장인 ‘사춘기의 뇌’를 이해해야 한다? 지적인 능력의 ‘너드’와 육체적 매력을 지닌 ‘근육맨’은 꼭 분리되어 존재하는 걸까? 죽을 만큼 힘든데도 멈추지 않고 달리며 느끼는 ‘러너스 하이’의 희열?
뇌의 작동 메커니즘과 심리의 교차점을 다루는 이 책은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해 ‘나의 마음’뿐 아니라 사회와 국가도 흔들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현대판 심리전을 파헤친다. ‘친절한 침공 전략’을 펼치는 하이브리드전 침략자들의 두 얼굴, 대통령 후보가 외계인을 입양했다고 믿는, ‘어이없지만 실제였던’ 상황들, 숨기고 싶은 정치 이야기를 가리는 섹스봇의 등장, 나아가 생각만으로도 물체를 움직이는 뇌와 기계의 연결, 우리의 뇌를 해킹하고 뇌파 공격으로 행동을 조종하는 상황까지 망라한다. 냉전기 프로파간다 전략에서 공공외교 전략으로, 그리고 하드파워에서 소프트파워, 샤프파워, 친구 매수buying friends 전략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외교정책의 숨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움도 있다.
그러나 군사·안보 전문가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오늘날 인지전의 대상은 우리 모두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거대한 정보의 바다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 가이드이자 ‘나’를 지키는 ‘심리방어백서’가 될 것이다. 점점 더 복잡해지는 정보환경 속에서 스스로 판단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AI와 축적된 데이터 기반의 조작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가짜뉴스와 정치적 선동에 지치고 혼란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제 그 교묘한 인지전의 세계를 이해하고 ‘나’와 ‘우리’를 지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