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읽어 본 분들의 촌평을 들어본다.
▶안경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 교수 ㆍ 전 국가인권옹호위원회 위원장
“시는 온몸으로, 바로 온몸을 밀고 나가는 것이다.” 김수영의 비장한 외침을 인용하는 사람들을 접할 때마다, 나는 김춘복 선생을 연상한다.
토속성, 민중성, 자주성은 김춘복 작가의 작품 전편을 꿰는 키워드인 동시에 필생의 과제이자 ‘업業’이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시례‘얼음골’은 미수米壽를 맞는 김춘복의 태실胎室이자 보금자리다. 태어난 바로 그 집에‘심우당尋牛堂’이란 당호를 걸었다가 근래에‘김춘복문학관’으로 개명했다. 기우귀가騎牛歸家의 단계를 지나 반본환원返本還源의 경지에 도달했음을 선언한 것일까?
▶송기인 신부
「알퐁소와 긴조 9호」 는 1979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안동교구 가톨릭농민회 ‘오원춘사건’을 정면으로 다룬, 유신 독재 정권의 주구였던 중앙정보부의 각본대로 종결된, 그 누구도 풀지 못한 진실을 시원하게 규명해 주는, 그동안 막혀 있던 가슴을 펑 뚫어주는 역작이다. 당시 나 또한 법정을 가득 메운 방청객의 한 사람으로 “알퐁소, 힘내라! 알퐁소, 힘내라!”하고 목이 터지도록 연호하였지만, 끝내 무위로 끝나고 말았던, 이 땅의 민주주의 흑역사의 한 단면이다.
▶김재현 연극기획가ㆍ 전 KBS PD
「조지나 강사네」는 내가 기획한 연극 『아버지의 다락방』 의 원작이다. 처음 작품을 대하는 순간, 나의 사생활을 까발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어찌 나뿐이겠는가! 6, 70대 노부부의 성적 갈등과 화해를 이처럼 사실적으로, 그리고 감동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나는 일찍이 보지 못했다.
▶최필숙 소설가ㆍ 전 밀양여고 교사
「산적과 똘만이들」 은 1980년대 후반 지배권력의 순치 교육에 반기를 들고 출범한 전교조의 태동기를 배경으로 다룬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살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를 통감하며, 나름의 방식대로 현장에 남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이 땅의 수많은 소아적 민족주의 교육자들에게, 진보하지 못하는 진보주의 교육자들에게 크나큰 울림을 준다. 나 또한 그들 중의 한 사람이었음 이 자리를 빌려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