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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괴물 사기극

근대 괴물 사기극

  • 이산화
  • |
  • 갈매나무
  • |
  • 2025-05-26 출간
  • |
  • 512페이지
  • |
  • 130 X 213mm
  • |
  • ISBN 979119184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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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과학과 이성의 근대사를 뒤흔든
괴물들의 기이한 연대기

‘괴물’이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흔히 신화나 전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낯선 형상과 초자연적 힘을 지닌 기괴하고 두려운 존재를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고대와 중세 서구 사회에서 이러한 괴물은 실존하는 동물과 그리 엄격히 구분되지 않았다. 정보 전달이 쉽지 않았고 종교와 통념이 대중의 인식을 지배했던 당대에는 참과 거짓을 따져 검증한다는 발상 자체가 보편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바꾼 것은 근대과학의 힘이었다. 18세기의 식물학자 칼 린나이우스(칼 폰 린네)는 자연물 하나하나를 따로 관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서로의 관계를 따져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방법론을 마련했고, 그의 분류법은 『자연의 체계』로 정리되어 동식물 연구의 가장 보편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성적으로 재편된 분류 체계에 괴물이 끼어들 곳은 없었다.
이처럼 과학이 발달하면서 괴물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18세기의 괴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이전 시대와 달리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위장하는 방법을 택한다. 그렇게 ‘믿을 만한’ 존재로 둔갑한 동굴인간, 지옥분노벌레, 찰턴멧노랑나비, 튀르크인, 파과 호수의 괴물 등은 당대 사람들의 눈을 가리며 생존에 성공한다. 그런데 양립 불가능해 보이는 과학과 괴물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었던 것일까? 저자에 따르면 “과학은 기존의 상식에 뿌리 박혀 있던 괴물을 퇴치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자리매김했지만, 동시에 필요에 따라 상식 밖의 괴물을 만들어 내는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상 최대의 쇼’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탐욕
그 한복판에서 대중을 화려하게 속인 가짜 괴물들

아이러니하게도 과학의 발전은 또 다른 괴물을 낳는다. 천문학의 발전은 지구 밖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고생물학의 진보는 옛 지구를 호령했던 공룡이나 매머드 등 멸종 동물들의 존재를 밝힘으로써 괴물의 새로운 원형을 제시했다. “괴물의 정체로 살아남은 고생물을 지목함으로써 한층 그럴듯한 과학적 설명을 시도하는 괴물 이야기의 패러다임, 영국 고생물학자 대런 네이시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른바 ‘태고의 생존자 패러다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처럼 천문학이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점점 높게 점치자, 신학자들 또한 이를 무턱대고 부정하기보다는 종교적 믿음과 조화시키려 애썼다. 신이 전능하고 자애롭다면 다른 행성도 얼마든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안배했으리라는 논리였다. 이와 같은 논리를 받아들인 신학자 중에는 1795년에서 1817년까지 예일대학교의 학장을 역임한 티모시 드와이트Timothy Dwight도 있었는데, 그는 한 설교에서 달에 지구인보다 더 행복한 삶을 구가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한편 1820년대 당시 다수우주론을 가장 뜨겁게 역설하던 인물은 단연 스코틀랜드의 철학자 토머스 딕Thomas Dick이었다. 1823년에 출간되어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저서 『기독철학자The Christian Philosopher』에서 딕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은 물론 태양 속에도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며, 성경에도 다수우주론의 근거가 얼마든지 적혀 있노라고 웅변했다.
- 본문에서

과학에 근거한 새로운 괴물 이야기는 괴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때마침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특히 런던이나 뉴욕 등의 대도시는 새로운 자극과 기회를 좇는 사람들이 가득한 신세계로 변모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 괴물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 시기에 등장한 다양한 괴물 사기극을 소개하며 탐욕과 속임수에 간단히 휘둘리는 인간의 본성을 경고한다. 예컨대 1822년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 ‘피지 인어’가 있다. 가짜 인어를 만들어 낸 사람은 영화 〈위대한 쇼맨〉의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진 희대의 사기꾼 바넘이었다. 그는 과학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 장대한 쇼를 기획하는데, 바로 가짜 과학자를 만들어 내 언론을 속이는 것이었다. “바넘의 교묘한 작전 아래서 한때 괴물을 퇴치하는 데 쓰였던 과학의 언어는 오히려 괴물의 아군으로 뒤바뀐” 것이다.
또 다른 거짓말로 인류를 사로잡은 괴물은 미국의 담배 상인 조지 헐이 창조한 ‘카디프 거인’이다. 헐은 성경에 나오는 골리앗과 다윗의 이야기가 진짜라고 믿는 기독교도를 대상으로 큰돈을 벌 계획을 세운다. 자기 모습을 본뜬 석고상을 만들어 구덩이에 파묻은 뒤 성경 속 거인을 발견했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해 사람들을 속여 넘긴 그는, 오래지 않아 더 대담하고 정교한 거짓말에 보기 좋게 당하고 만다.
그렇다고 근대 괴물들이 전부 사기와 거짓의 산물이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말 인디애나주 크로포즈빌의 하늘에 나타난 ‘크로포즈빌 괴물’은 믿을 만한 목격자들의 증언 덕택에 생명력을 얻어, 훗날 “UFO 목격 보고 중에서도 가장 환상적인 사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이 괴물이 역사에 이름을 남긴 데에는 언론의 힘도 컸다. 19세기에는 미국에서 대량 생산된 1센트짜리 ‘페니 신문’이 등장하며 대중매체의 전성기가 열렸다. 신문은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인 괴물 이야기를 끊임없이 보도했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유례없이 빠르게 퍼져나가 매번 세상을 들썩이게 했다. 1835년 뉴욕의 일간지 《선》이 ‘달의 박쥐인간’에 대한 가짜 뉴스를 사실인 것처럼 연일 보도하며 대중을 혼란에 빠뜨린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20세기에 들어서는 새롭고 강력한 정보 전파 수단인 라디오방송이 괴물 소문의 매개체라는 오명을 이어받았다.

이튿날 아침신문에 실린 “집단 히스테리의 파도”는 일종의 착시현상에 불과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은 어디까지나 소수에 의한 국지적 소요에 불과했지만, 밀려든 문의 전화 탓에 사건의 규모를 오판한 신문사에서 그 오판에 들어맞는 자극적인 일화 한 줌만을 바탕으로 사건 전체를 일반화하고 근거 없는 추측을 곁들여 보도한 탓에 마치 세상이 뒤집어졌던 듯한 착각이 빚어진 것이다. 한편 캠벨은 이러한 과장 보도의 배경에 경쟁 매체인 라디오의 신뢰성을 공격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추측하지만, 슈워츠는 당시에 두 매체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기보다는 오히려 해소되는 분위기였으며 미국 라디오방송국의 약 30%는 신문사의 소유였음을 지적한다.
물론 기자들이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사건을 부풀렸다고 해도 그들이 〈우주전쟁〉 소동을 실제보다 더 크게 인식했으리라는 정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라디오에 속아 넘어간 대중의 부화뇌동이라는 허구의 재난을 사실로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은 자신조차 모르게 또 하나의 장대한 거짓말을, 말하자면 ‘가짜 뉴스에 대한 가짜 뉴스’를 만들어 내고 만 셈이다.
- 본문에서

진위를 알 수 없는 괴물 이야기가 대중매체를 타고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이러한 현상은 비단 과거의 일만이 아니다. 오늘날에도 매체수단만 바뀌었을 뿐 유튜브, 인스타그램, X(구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짜 뉴스는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가고 있다. 사람들이 클릭하고 공유할수록 광고 수익이 증가하므로 괴물 이야기를 비롯한 가짜 뉴스는 끊임없이 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산업혁명 이후 과학의 발전과 대중매체의 성장은 괴물 소문의 형성과 확산에 중대한 역할을 했으며, 그 여파는 현대사회에서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국주의, 세계대전, ‘차별의 과학’ 괴물보다
더 괴물 같았던 시대의 잔혹한 어둠

저자는 여러 괴물 이야기에 감춰진 편견과 혐오 또한 간과하고 넘어가지 않는다. 근대 서구 문명이 무엇을 ‘괴물’이라고, 곧 낯설고 두렵고 이질적인 존재라고 인식해 왔는지를 짚지 않은 채로 괴물에 대해 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칼 린나이우스는 1758년 런던에 나타난 ‘하얀 흑인’이 전설 속 동굴인간일지 모른다고 여겼으며, 인종주의 사상에 경도되었던 프랑스의 인류학자 조르주 몽탕동은 남미에서 찍힌 미지의 유인원 사진으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했다. 근대사 내내 축적된 시대의 어둠이 가장 비극적인 형태로 터져 나온 두 차례의 세계대전 또한 괴물 이야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제국주의적 야욕과 비뚤어진 애국심이 제각기 새로운 괴물을 빚어내는 동안, 전쟁의 공포는 가장 터무니없는 괴물 이야기에마저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을 덧씌웠다. 20세기 사람들이 ‘코팅리 요정’ 같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속아 넘어간 일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평한다. “‘모든 전쟁을 끝낼 전쟁’이라 불렸던 제1차 세계대전의 후폭풍 속에서, 상처 입고 지친 어른들은 동화처럼 아름다운 요정의 세계가 어린아이의 상상 속만이 아닌 현실에도 존재하리라고 필사적으로 믿어야만 했는지도 모른다.”
이처럼 과학이 문명의 금자탑에서 파괴의 도구로 전락하고, 학살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 아래 윤리와 도덕이 짓밟히고, 전쟁과 대공황이 시민의 삶을 무너뜨리며 경제적·심리적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 괴물은 단순한 상상의 존재에서 벗어나 시대의 음울한 면을 상징하는 메타포로 자리매김했다. 저자가 방대한 문헌 조사를 거쳐 근대사의 어둠 속에서 끄집어낸 이들 괴물 이야기의 끝에서 우리는 자연히 현대사회가 직면한 어둠에도 시선을 돌리게 된다. 기술만능주의, 기후 재난과 생태계 파괴, 파시즘의 재부흥 등의 위협으로부터 새로이 태어날 21세기 괴물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근대 괴물 사기극』에 실린 스물아홉 가지 옛날 괴물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미래에 대한 경고이자 예언이기도 하다. 과학과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우리 인류 스스로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괴물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단지 하룻밤 동안 세상이 단번에 뒤집히지 않았을 뿐, 〈우주전쟁〉 소동은 분명 한 시대의 마지막을 알리는 사건이었다. 기괴한 화성인들이 나타나 살인 기계를 타고 인류를 위협하는 일은 앞으로도 결코 일어나지 않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든 변화와 위협이라면 이제부터 얼마든지 닥쳐올 터였고, 이를 알리는 소식 또한 전에 없이 빠른 속도로 사회에 무자비하게 쏟아질 터였다. 1938년 10월 30일의 방송은 단지 그 예고편에 불과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드리운 그늘에 온갖 괴물이 득시글거렸던 기나긴 근대의 끝자락에서 마침내 새로운 세계가, 현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 본문에서
⁕ 면지에 저자 친필 사인 수록되어 있습니다.

목차

서장
[1735] 린나이우스가 함부르크에서 히드라를 퇴치하다

1부 1700년대

[1758] 너 자신을 알라-동굴인간
[1758] 정체불명의 고통-지옥분노벌레
[1763] 남겨진 유산-찰턴멧노랑나비
[1770] 미래를 향한 청사진-튀르크인
[1784] 괴물의 얼굴에 비치는 것은-파과 호수의 괴물

2부 1800년대

[1808] 해변에 떠밀려 온 시간 여행자-스트론사 짐승
[1822] 지상 최대의 쇼 개막하다-피지 인어
[1835] 세상에서 가장 솔깃한 거짓말-달의 박쥐인간
[1840] 챔피언과 도전자-미주리움
[1845] 성서 속 괴수의 부활-히드라르코스
[1854] 처음에는 누구나 실수하게 마련-수정궁의 이구아노돈
[1857] 작은 착각과 거대한 도약-황제벼룩
[1864] 누가 씨앗을 심었을까-오르괴유 운석
[1869]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카디프 거인
[1874] 숲속의 달콤한 미끼-마다가스카르의 식인 나무
[1891] 떠도는 유령처럼 끈질긴 것-크로포즈빌 괴물
[1892] 명탐정이 남긴 수수께끼-늪살무사
[1896] 죽은 크라켄이 꿈꾸며 기다리니-세인트오거스틴 괴물
[1899] 태고의 생존자를 찾아서-콘라디 매머드

3부 1900년대
[1904] 사람이 동물만큼 똑똑했더라면-영리한 한스
[1912] 범인은 이 안에 있다-필트다운인
[1917] 어른들을 위한 동화-코팅리 요정
[1919] 용은 마음의 어둠 속에-콩고의 브론토사우루스
[1926] 아는 것이 독이다-보스로돈
[1929] 사진에는 찍히지 않은 진짜 괴물-드 루아의 유인원
[1933] 환상은 영원하리니-네스호의 괴물
[1937] 괴물을 부풀리는 방법-낸터킷 바다 괴물
[1938] 세상이 뒤집힌다-〈우주전쟁〉 속 화성인
[1939] 가능한 괴물, 불가능한 괴물-로우

종장
[1948] 샌더슨이 스와니강 가에서 발자국을 마주하다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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