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현이와 경서 같은 친구가 있었다면 고둥학교 시절이 조금은 덜 힘들었을까
이 소설은 저의 고등학생 시절을 다룬 자전적인 소설입니다. 하지만 자전적이긴 해도 실제 있었던 일 10퍼센트에 허구가 90퍼센트 정도 섞여 있습니다. 그러니 이 소설은 제가 직접 겪은 경험보다는 고등학생 시절 제가 품고 다니던 감정과 생각을 표현했다는 의미에서 자전적인 소설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 힘든 10대를 보낸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겠지만, 저는 제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시간이 중고등학생 때였습니다. 그 때 저는 우울할 때마다 신정동과 목동의 거리를 정처 없이 걸었습니다. 그렇게 걸으면서 저는 머릿속으로 소설을 구상하기도 하고, 가출을 할까 고민하기도 하고, 가출 대신 출가를 해서 현실을 벗어날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꾸역꾸역 살다 보니 어느새 10대를 지나고 이 나이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10대 시절에는 꿈과 함께 설레는 감정을 많이 갖게 되지만 그런 것들이 부서지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꿈이 방해받기도 하고 사랑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런 아픔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청소년이 스스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아픔을 겪는 청소년들을 어른들이 좀 더 이해해 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 작품 소개
새로 사귄 친구
목동에 사는 고등학생 이태용은 2학년이 되어 절친 승현과 함께 경서와 친구가 된다.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경서는 태용에게서 남다른 포스를 느꼈다며 승현과 함께 문학 동아리에 들어가자고 한다. 수업 시간에도 구상 노트에 작품 구상을 적다가 선생님께 들키는 태용이는 꿈이 무한히 위대한 소설을 쓰는 것이다.
문학 동아리에서 만난 첫사랑, ‘위대한 소설’은 첫사랑을 쟁취할 수 있게 해 줄까
경서를 따라 간 문학 동아리에는 평생 살면서 본 적이 없을 만큼 예쁜 아름이가 있다. 태용이는 아름이를 위해 학원도, 학교도 빠지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해 가며 소설을 쓴다.
어쩌다 이렇게 되어 버린 건지, 어쩌면 내가 원래 이런 인간말종인 건지
‘팔다리가 모두 찢겨나간 것 같은 상실감’을 겪을 정도로 자기에게 실망할 일을 저지른다. 부모님을 용서할 수도 없지만, 부모에게 그런 일을 저지른 패륜아인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의 견딜 수 없는 절망에 빠진다.
"난 네가 부러워. 네가 가진 재능도 부럽고, 네가 네 적성을 빨리 찾은 것도 부럽고."
하지만 이런 말을 해 주는 친구가 곁에 있다면, 어쩌면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