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문학의 거성, 괴테의 자전적 소설
사랑의 열병, 인간의 원초적 순수를 돌아보다
낭만주의자 괴테가 청춘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스물다섯 청년 시절의 괴테가 1774년에 발표한 자전적 소설로, 2년 전인 1772년 베출라 고등법원에서 견습생활을 할 때 알게 된 여성 샤로테 부프를 짝사랑한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당시 샤로테 부프는 케스트너라는 외교관의 약혼녀였으므로 당연히 이루어질 수 없는 상대였다. 괴테는 홀로 사랑앓이를 하다가 결국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이 소설의 중심 모티브가 되었다. 여기에 유부녀를 사랑하다가 끝내 권총 자살한 친구 카를 빌헬름 예루잘렘의 사건 또한 핵심 모티브가 되었다. 말하자면 괴테는 괴테 자신과 예루잘렘을 주인공 베르테르로, 샤로테 부프를 짝사랑 로테로, 케스트너를 연적 알베르트로 치환하여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스토리를 비극적 결말로 휘몰아친 것이다.
총 2부로 구성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서간체 형식을 취하면서 사랑의 환희와 애틋함, 그리고 상실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에 2부 속 편자(編者)의 독자 보고 형식은 베르테르의 안타까운 행적에 깊은 연민과 슬픈 여운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발표 직후 주인공의 파란 연미복에 노란 바지와 조끼를 유행시켰고, 자살하려는 이른바 ‘베르트르 효과’라는 사회적 문제도 불러오며 유럽 전역을 들끓게 했다. 그런데 사실 이 작품은 비극적 연애담에 머무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연애 스토리를 넘어 ‘질풍노도의 시대’적 정신, 인습에 얽매이지 않는 자연인으로서의 원초적 감정, 충동을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시공을 초월한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