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암흑 유물론

암흑 유물론

  • 채희철
  • |
  • 포이에시스
  • |
  • 2025-05-12 출간
  • |
  • 500페이지
  • |
  • 145 X 210mm
  • |
  • ISBN 9791197264146
판매가

30,000원

즉시할인가

27,0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27,0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사유한다는 것은 언제나 마법의 선을 따라가는 것이다.” (들뢰즈와 가타리)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 지구 종말이 운위되는 한편, 그것의 증상처럼 한편에서는 전쟁 위기, 경제 시스템의 붕괴, 민주주의 붕괴 등 체제의 몰락 현상을 목도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신흥 종교가 등장하거나 종교가 정치와 경제에 더 깊숙하게 개입하려 하는 현상이 발생하거나, 대안적 삶을 강구하기 위해 생태철학이나 인간과 비인간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존재론 등의 신사상이 출현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 같다. 이 책 〈암흑 유물론〉도 그 흐름에 참가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사상이건 대안적 사상이건 그것은 둘 중의 하나다. 하나는 기존 세계에 불만을 갖고 그 체제의 붕괴를 가속화하는데 가담하되 전전의 가치나 체제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강력한 보수적 경향을 가진다. 가령, 신봉건주의와 같은 것이나 남성의 강력한 리더십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지배체제로 회귀하고자 하는 사상과 같은 것이 있다. 다른 하나는 소위 말하는 진보적 경향이다. 기존 세계에 불만을 갖는 것은 동일하지만, 위기와 붕괴를 막아낼 수 있는 사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현 시대는 이 두 경향이 어지럽게 경쟁, 병존하고 있다. 굳이 〈암흑 유물론〉을 분류하자면 후자에 속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의 출발점은 진보적 경향과 조금 다르다. 〈암흑 유물론〉은 우리의 종말이 예정되어 있으며, 그 필연적 붕괴를 오히려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인간은 끝난 듯하고, 우리는 최후의 인간으로서 대지 위에 서 있다는 인식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최후의 인간이 할 일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간 이후에 전개될 세계의 가능성을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을 주장하며, 우리가 잘 붕괴되고 잘 사라지기 위한 마지막 시도를 생각한다. 그 시도는 아마도 진보보다는, 인간 보다 더 나은 존재의 진화를 위한 예비적 돌연변이의 길이 될 것이다.

〈암흑 유물론〉은 밀교적 사유, 원시 의례, 고딕 예술, 애니미즘 등 기존의 유물론적 철학에서 도외시해왔던 것들을 탐구하면서 현대 유물론을 재구성한다. 저자는 ‘머리 없는 기사’를 중심 모티프로 삼아 세계와 인간의 비전을 잃어버린 존재가 어떻게 세계에 대한 ‘믿음’을 얻고 다시 세계와 교섭하고 계약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암흑 유물론의 전개를 통해 드러낸다.

저자 채희철은 조르주 바타유의 기저 유물론을 시조로 하여 물질과 정신, 생명과 비생명, 유기체와 무기물 등의 구분을 해체함과 동시에 물질성과 물질적 관계성 전부를 ‘계약’으로 규정한다. ‘계약’은 끈적하게 들러붙음, 묶기, 매듭 등의 연결-행위를 의미함과 동시에 전략과 계략 등 환경 적응력으로서의 물질의 적극적 행위주체성을 내포하는 개념이다. 즉, 암흑 유물론에 따르면 계략과 고뇌, 그에 따르는 속박과 매듭이 없는 물질이나 관계성은 없다. 이는 동물이나 무기물, 사물, 기후, 에너지, 인공물까지도 그 관계성을 물질의 적극적 행위로, 환경 적응력을 위한 계약의 일종으로 볼 것을 요청하는 사유다. 또한 고딕과 사도마조히즘을 국가-금융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들어진 삶 일반을 구속하는 계약의 일종으로 분석한다.

더 나아가 〈암흑 유물론〉은 우리의 존재가 전체 환경에서 기생충적인 존재임을 오히려 적극 긍정하면서, 암흑 물질에서 태어나 결국 분해되고 소멸되어 다시 암흑 물질로 돌아가는 엔트로피의 압박을 받는 존재일 뿐임을 주장한다. 바타유의 소모의 경제, 선물, 희생 제의, 축제 등의 개념은 이 분해되는 암흑 물질의 존재론을 구성하는 원리로써 긍정된다. 모든 물질은 완전히 소모되어 우주 생성의 희생물 즉, 암흑 물질이 될 때 신성함을 획득한다.

〈암흑 유물론〉의 자본주의 비판도 그 점에 착안한다. 자본주의는 불멸의 영구화와 자동화를 추구하며 계급사회를 만들고 빈부격차를 만들고 노예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축적된 것의 완전한 소모를 통해 붕괴, 분해, 소멸되는 암흑 물질로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더 이상 생성도 창조도 일어나지 않으며 사회적 결속, 자연적 결속, 우주적 결속은 해체된다. 자본주의는 축적을 지속하고 체제를 지속하며 특정 주체가 세계를 여전히 지배하기 위해 전쟁, 공황, 화폐 조작에 의한 파산을 관리할 것이다. 자본주의는 반선물이고, 반축제이며, 반희생 시스템이다. 저자는 희생 제의, 선물 경제의 유물론적 현재성과 삶의 감각적·영성적 전환 가능성을 제안한다. 썩지 않는 화폐 대신 썩고 부패되고 암흑 물질로 돌아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경제 원리가 필요하며, 그것의 일례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이다.

〈암흑 유물론〉의 장점 중 하나는, 사유의 변화를 촉구하고 대안 사상을 구축하려는 기획들이 대체로 유물론을 표방하지만 자본주의 분석을 건너 뛰거나 일반론적 비판으로 대체하는 경향이 있는 것에 반해 자본주의 체제의 변화를 추적하려 노력한다는 점이다. 즉, 이 책은 최근의 유물론을 주장하는 이들과 달리 ‘돈’의 문제를 간과하지 않는다. 또한 저항운동과 현실 정치의 흐름을 비껴가지도 않는다. 이 책의 미덕은 존재론적·윤리적 차원의 실천과 객관적 실재적 현실 차원의 정치를 구분하고 양자간의 교합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비록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구상과 비전에 비판적이지만, 그 비판은 양의적이다. 저자는 그들이 충분히 무정부주의적이지 않으며, 또한 충분히 사회 민주주의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한다. 또한 뒤늦게 반자본주의 결벽증과 사회주의 정치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경향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저자는 커먼즈 공동체의 창조와 사회 민주주의적 시장 사회주의를 촉구한다. 쿠데타, 파시즘, 그리고 ‘남태령’과 ‘키세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특히, ‘남태령’과 ‘키세스’는 가능성의 우주와 실존적 영토를 구성하는 새로운 주체의 등장으로 분석한다.

이 책은 유령과 괴물 중 유령보다 괴물의 편을 든다. 좌파의 멜랑콜리가 소환하는 유령학을 완전히 소거하지는 않지만, 연금술의 본질은 괴물의 생성에 더 친화적이라 주장한다.
〈암흑 유물론〉은 암흑 물질, 기생충, 사도마조히스트, 변태성욕자, 돌연변이, 괴물들이 만들어가는 미래 신화다. 저자는 썩고 부패되는 것이 최고 원리로 작동하는 즉, 주권을 갖는 우주를 구축한다.

목차

머리 없는 기사 3
메두사, 처녀성 21
헤드리스 원 29
사라진 사람들 38
체액들 49
의식 67
사정하는 여성 주체 81
암흑 유물론의 여명 1 - 기저 유물론의 출현 96
가능성의 우주 115
초현실적, 투기적, 점성학 124
암흑 유물론의 여명 2 - 밀교주의 146
주체성의 지도제작법 162
유령과 괴물 180
기생하는 주체 199
암흑 유물론을 찾아서 1 216
암흑 유물론을 찾아서 2 - 선물 242
고딕 세계 261
고딕 주체 281
두더지 296
들뢰즈와 가타리의 자본주의 비판 316
성의 정치경제학 345
게임하는 소녀와 늙어가는 사람들 365
중독자, 잉여인간 390
행위주체성, 계약적 주체 411
거시정치와 미시정치 433
보편적 기본소득 454
후기 478
인명 찾아보기 489
주요 용어 찾아보기 493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1800-7327
교환/반품주소
  •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11 1층 / (주)북채널 / 전화 : 1800-7327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