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코쿠섬 풍경 곳곳에 스며드는 소도시 탐방기!
두 사람이 함께 시코쿠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그동안의 관계에 안부를 묻고,
“결혼 안 해?”라는 해묵은 질문에 답안지를 작성하는 그 첫 번째 출입국 기록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진 여행지 일본. 어쩌면 조금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정도로 매해 많은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는다. 그런 일본을 낯설게 만들기 위해 많은 여행사와 항공사가 새로운 여행 상품을 개발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를 여행지로 소개하며 직항 노선을 만들고 있다. 낯선 일본 소도시의 지명은 늘 그렇듯이 어디서 들어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아르헨티나, 인도, 멕시코… 말만 들어도 다이내믹한 여행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그려지는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김환, 김자람 작가가 이름조차 입에 잘 안 붙는 일본의 소도시에 끌린 건 왜일까? 그 이유는 이 커플의 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두 사람의 첫 해외여행은 2015년도였고, 여행지는 역시나 일본의 후쿠오카였다. 11년 동안 이어진 연애 기간만큼 두 사람은 정말 많은 여행을 함께했다. 이번 시코쿠 여행은 8년 전쯤 이야기되었던, ‘결혼은 마흔쯤에 하자’는 말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시작되었다. ‘멋진 마흔’이 되어 버린 시점에서 여행을 통해 11년간의 장기 연애에 안부를 묻고, 기록으로 “결혼 안 해?”라는 질문에 답안지를 작성해 보려 한 것이다. 일종의 변곡점으로 만들어 보자는 다짐이 깔려 있는 결정이었다. 김자람 작가는 이 책에서 이전까지 ‘여행’을 두 사람의 공통 취미 정도로 생각했으나, 여행을 하면 할수록 함께 배운 것들과 서로에게 배운 것들이 모여 ‘우리만의 여행’을 완성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책에 쓰인 경로를 따라 바로 떠날 수도 있을 만큼 시코쿠 소도시 여행 포인트들이 꼼꼼하게 기록된 이 여행기에는 웃음과 다툼, 화해가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시코쿠섬 소도시의 생생한 생활감을 느끼며 관광 포인트들을 둘러보는 동안 함께한 시간만큼 깊이 있는 두 사람의 관계와 서로에 대한 이해도, 그 아래 넘실거리는 애정을 분명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행과 사랑은 서서히 사람을 변화시키고 쉼이 되어 준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만일 지금 일상 속 따뜻한 휴식이 필요하다면 이 책 『결혼보다 시코쿠』를 자신 있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