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시대부터 우주 기지까지
내 맘대로 어디든지 상상의 세계
매일매일이 똑같고 심심하다고?
나는 늘 두근두근 설레는걸!
내 맘대로 상상력만 있으면
뒹굴뒹굴 방구석도 즐거운 놀이터!
▣ 내 맘대로 되는 세상이 있다면?
우리 인간은 동물과 다르게 상상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이루는 모든 것이 상상 놀이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작품 속 주인공은 혼자 다양한 상상에 빠져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다. 아이는 심심하다고 느낄 때 방 안의 물건들, 집 안의 살림살이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진다. 엄마의 화장대, 청소기, 반려견 뽀삐, 코딱지, 모기까지도 상상의 세계 속으로 끌어들인다. 심지어 엄마, 아빠조차도!
아이의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상상과 모험의 세계는 아이 맘대로 움직인다. 아이가 원하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원시인에서부터 스파이, 사냥꾼, 우주비행사, 마법사 등으로 다채롭게 변신해 원시 시대부터 우주 공간까지 신나게 여행을 한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도 상상력의 스위치가 켜지면 무엇이든 가능해진다. 상상의 세계는 아주 잠깐이고, 금세 현실로 돌아오지만, 그래서 때로는 엄마에게 혼날 각오를 해야 하지만, 아이는 결코 기죽지 않는다! 능청스럽게 그 순간을 넘기며 다음 상상 세계로의 모험을 떠올린다.
이러한 상상력은 어린이들에게 현실의 고민과 두려움을 이겨 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상상만 했는데도 크게 보이던 문제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가볍게 웃어넘기는 여유도 가질 수 있다. 이 책을 접하는 모든 어린이들이 주인공처럼 유쾌하고 장난기 어린 상상으로 무한한 행복과 즐거움을 맛보기를!
▣ 엉뚱한 상상력으로 하루하루가 특별해지는 이야기
이 책에 담긴 9편의 짧은 에피소드는 일상을 바탕에 두고 있으면서도 시공간을 뛰어넘어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오간다. 게다가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절묘하고 모호하게 뒤섞이기도 하여 아이의 엉뚱한 상상력이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니라, 그럼직한 이야기로 묘하게 독자를 설득시키는 매력이 있다. 아이의 엉뚱함은 심심하고 평범할 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
‘불어라, 바람아~’와 ‘화산 대폭발’ 편은 아이가 심심할 때면 늘 찾는 원시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선풍기와 방귀가 원시 시대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시라!) ‘파고 파고 또 파고’, ‘곰 잡으러 가자’, ‘비밀 폭탄 숨기기’, ‘우주 괴물이 나타났다!’는 엉뚱한 호기심과 장난으로 시작한 상상 놀이가 엄마의 화를 돋우는 사건으로 발전한다. ‘지구 최고의 스파이’, ‘흡혈귀 덤벼!’, ‘수리수리 마하수리’에서는 두렵고 하기 싫은 일을 상상으로 극복하려는 아이의 노력이 엿보인다.
‘지구 최고의 스파이’는 치과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가 엄마를 피해 요리조리 도망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자신은 아주 중요한 임무를 띤 지구 최고의 스파이라고 하면서 자신을 납치하려는 적들(엄마와 치과의사와 간호사)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이처럼 엉뚱한 상상력의 소유자인 아이와, 우아한 삶을 꿈꾸지만 현실은 늘 반대인 엄마의 관계가 유머러스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장난꾸러기 아이도 피할 수 없는 위기의 순간에는 결국 ‘엄마’를 찾는다! 매번 해결사로 등장하는 엄마와 그 엄마를 바라보며 안도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독자도 같은 안도감을 느낄 것이다. 아이들에게 엄마란, 가족이란 그런 존재이다.
▣ 아이의 호기심과 놀이 본능을 자극하는 만화식 구성
힘주지 않고 툭툭 그려 낸 간결한 라인 그림과 만화식 구성은 위트 넘치는 반전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또한 에피소드별로 분위기에 맞는 포인트 컬러를 사용하여 이야기의 개성을 살리고, 긴장감과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작가는 8~9살 남자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잘 포착하여 장난꾸러기 주인공을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만들어 냈다. 보통의 아이가 가지는 호기심과 놀고 싶은 본능이 잘 버무려져 각각의 이야기가 아이다운 모험으로 가득한 가운데 독자들이 자신만의 상상에 빠질 수 있게 만드는 여백이 존재한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우리 안에 잠자고 있던 호기심과 놀이 본능이 깨어날 것이다. 평범한 날도 특별한 날이 되고, 심심함은 물러나고 매 순간이 즐거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