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단 3분이었다
누군가가 바이오 샘플 센터가 정전된 3분 사이에 바이러스를 빼돌렸다
2050년, 국정원 블랙 요원 은정욱은 변이 바이러스의 행방을 찾는 임무를 맡고, 질병청 관리국 연구사인 배리나를 찾아간다. 쓰레기 매립지로 사용하고 있는 인공 모래섬 향기도에서 시궁쥐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건을 알게 된 배리나 또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있었다. 배리나와 이한은 향기도에서 죽은 시궁쥐의 몸속에서 의문의 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변이 바이러스는 이한이 찾고 있던 변이 바이러스와 같았다.
“특별한데요, 이건.”
한은 그녀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 양미간에 주름을 세웠다. 리나가 말을 이었다.
“그쪽에서 보여준 바이러스랑 같아요.”
한이 놀라서 잠시 멍해졌다. 리나가 한발 다가와 나직이 말했다.
“누가 일부러 하지 않고서야 향기도의 쥐들만 죽을 리 없겠죠. 이제 저게 어디서 나왔는지 찾아내시면 되겠네요.” (45쪽)
배리나의 머릿속엔 오직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물음표로 남아 있던 것, 사람에게 감염되면 몇 분 만에 죽음에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것, 그건 바로 2026년 질병청 관리국 인공 변이 바이러스 살포 사태 때의 바이러스였다. 배리나는 오랜 기간 그 바이러스에 대한 의문을 품어 왔다. 드디어 지금, 그 바이러스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배리나는 바이오 샘플 샌터 1층에 위치한 ‘서랍’에 들어선다. ‘서랍’은 생화학무기가 될 수 있는 고위험 바이러스 샘플 센터였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열린 서랍. 하지만 2026 바이러스가 들어 있어야 할 서랍은 비어 있었다.
끝없이 속고 속이는 이들의 추격전,
인공 변이 바이러스를 둘러싼 음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도난당한 2026 바이러스에 질병청 관리국 사람들은 모두 배리나를 의심한다. 바이오 샘플 센터에 마지막으로 출입한 사람이 배리나였고, 모두 배리나가 2026 바이러스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국정원 사람들과 이한 또한 마찬가지였다.
‘2026년, 사망한 전 질병청 관리국장 김인만에 스파이 의혹이 있었다. 바이러스 정보 유출 의문. 그는 자신이 만든 바이러스에 당했나? 은정욱 기자.’
기자 이름을 확인한 리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74쪽)
전 질병청 관리국장 김인만의 스파이 의혹 기사를 작성한 은정욱, 그는 기자이기도 하지만 배리나의 전 애인이기도 했다. 배리나는 은정욱이 순수하게 자신을 만났던 건 아닐 거라고 예상하며 오랜만에 은정욱을 마주한다. 배리나의 예상이 맞아떨어졌다. 은정욱은 배리나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배리나에게 이 사건을 뒤집어씌우려는 은정욱의 모습을 보았음에도, 이한은 배리나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는다. 2026 바이러스로 인해 벌어진 전 질병청 관리국장 사망 사건, 그리고 같은 바이러스로 인해 2050년에 벌어진 새로운 사건. 두 사건 사이에는 무슨 비밀이 숨어 있는 걸까. 배리나는 왜 이토록 2026 바이러스에 대해 집착하는 걸까.
기억은 지워졌고 진실은 조작됐다
2026년부터 2050년, 도난당한 그들의 시간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은 시궁쥐가 떼죽음을 당한 사건부터 시작해 3분간 정전이 되었던 질병청 관리국, 사라진 서랍 속의 샘플 등 미스터리한 사건이 겹치고, 또 겹쳐가며 진행된다. 숨 가쁘게 전개되며 얼키고설킨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간다. 2026년과 2050년, 24년 사이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국정원 블랙 요원 이한과 질병청 관리국 연구사 배리나는 과거의 기억을 파헤치며 인공 변이 바이러스의 비밀을 쫓는다. 과거의 기억, 잊고 있던 기억의 퍼즐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은 무엇일까.
『질병청 관리국, 도난당한 시간들』을 통해 많은 독자가 사건의 진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재미를, 한 편의 넷플릭스 시리즈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