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교단의 탄생과 수도권 노회의 성장을 위한 도전
일제강점기 일제에 의해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가 강압적으로 신사참배를 결의하게 되었고, 교회와 성도의 ‘생존’을 염려한 목사들은 일제의 폭거에 굴복하면서 침묵했다. 그러나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일제에 의해 박해와 고문을 당하고 순교한 성도들도 많았지만, 옥고를 이겨내고 광복과 함께 자유의 몸이 된 목회자들과 성도들 중심의 출옥 성도들은 한국 교회가 저지른 우상 숭배의 죄악에 대해 회개하고자 했다. 당시 출옥 성도들이 중심이 된 경남(법통)노회와 고려신학교 지지자들이 갱신과 개혁을 주장하자 이를 불편하게 여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경남(법통)노회를 분리시켰고, 바른 신학과 신앙을 지켜야 한다는 데 함께한 목사 50명과 장로 37명이 모여 1952년에 총노회를 조직하면서 고신 교단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고신 교회가 대부분 경남 지역 중심이라 한국전쟁 이후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발전하는 가운데 수도권에서의 교세는 미약했다. 1954년에 조직된 고신 교단의 경기노회는 수도권과 충청, 강원 지역을 아우르는 넓은 지역을 맡았지만, 조직교회 4곳, 미조직교회 21곳, 목사 8명과 전도사 15명의 교세였다. 그럼에도 고신 교회 운동은 많은 부침과 굴곡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었고, 70년이 지난 오늘날 11개 노회로 분화 성장했다. 이 책은 한 노회의 역사라기보다 한국 사회의 중심인 수도권 지역에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고신 교단의 핵심 노회들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트렌디한 교회 성장 전략에 비해 미련해 보이는 바른 신학과 신앙 운동이 서서히 성장해 가면서 일궈낸 경기노회의 역사 가운데에는 신앙의 순결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갈등과 고민을 마다하지 않았던 고신 교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변함없는 진리를 붙좇는 바른교회운동
장로교회 내 합동 교단이나 통합 교단에 비해 고신 교회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고신 교회에 대한 여타 교단이나 거기 속한 교인들의 평가 또한 고집스럽고 다툼이 잦으며, 보수적인 교회로 바라본다. 그 다툼에는 송사 논쟁 등과 같은 진리 위에 서기 위한 계속된 몸부림이 있었다. 교회들뿐만 아니라 목회자와 성도들도 강한 교단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바른 신학과 순결한 신앙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엄격함이 있었다. 이로 인해 고려신학교에서는 잘 훈련되었을 뿐 아니라 유능하고 신실한 목회자들을 길러냈으며, 수도권 고신 교회들은 정도를 지키며 성장해 왔다.
서울(경기) 지역 고신 교회들의 변함없는 진리 운동은 서울포럼 제10회 선언문에서 잘 드러난다.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개혁주의 신학과 신앙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고신총회와 한국 교회를 순수하게 섬길 뿐 아니라 복음을 대적하는 모든 인본주의와 세속화 세력을 반대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올바른 길을 모색하고, 다음 세대를 성경으로 무장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도권 고신 교회들의 노력은 교회의 대형화를 거부하고 교회 분립의 길을 택하며, 개교회주의보다 연합운동과 다음 세대 교육 집중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아가 교단과 한국 교회 및 한국 사회에 대하여 책임 있는 교회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모색하면서 세상을 향해 바른 교회의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은 교회의 갈등과 약점, 역사 속 분열과 대립을 직면할 수 있도록 보여주면서도 다음 70년을 향하여 개혁주의 교회가 걸어야 할 바른교회운동은 무엇인지 비전을 제시해 준다. 또한 성경 말씀에 신실한 교회, 즉 고신다운 교회의 길을 제시하며 개혁신앙의 파수꾼이 되도록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