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간 법조인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추리소설을 집필해 온 도진기 작가의 신작 단편집 『법의 체면』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됐다. 『법의 체면』은 한국 본격 추리소설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추리소설가 도진기 작가의 8년 만의 신작 단편집으로, 법정 추리는 물론 스릴러와 SF 장르까지 아우르며 폭넓은 문학적 스펙트럼과 다채로운 상상력을 독자에게 선보인다. 수록작들은 각기 실제 판사이자 변호사로서 근무한 저자의 법정 경험을 토대로 법과 정의, 진실과 인간의 심리를 다루는 한편, 장르를 뛰어넘어 가상현실, 인공지능, 물체 전송 기술 등 SF의 단골 소재를 추리 스릴러 장르에 녹여내기도 한다. 저자는 「작가의 말」을 통해, 수록작인 「법의 체면」과 「완전범죄」가 실제 경험을 계기로 집필되었으며, 법의 이면과 실상을 좀더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집필했다고 밝혔다.
"법정과 인간을 여러 시선으로 보면서 느꼈던 바를 작품화한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실망이나 안타까움을 느낀 때가 계기였습니다." -「작가의 말」 중
줄거리
법의 체면
장물 취득 혐의의 억울함을 호소하던 변상일은 검사 출신 변호사인 호연정에게 찾아간다. 이미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았고 3심만 남아있는 상황. 승소 가능성이 없는 사건에 연정은 관심이 없지만 변상일은 꼭 재판을 맡아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어쩔 수 없이 사건을 맡은 연정은, 변상일의 과거에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뒤늦게 알아차리는데.
당신의 천국
국회의원 최명환에게 박성혜라는 여성이 찾아온다. 그녀는 대뜸 명환 앞에서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음을 고백한다면서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완전범죄
검사 김지환은 뇌출혈로 사망한 방미래의 살해용의자로 동거인인 석지연을 지목한다. 하지만 쉽게 범죄를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 그러던 중 피해자의 연인이었다는 인물이 나타나며 분위기는 반전되는데.
애니
가상 꿈 체험 실험에 참여한 동한은, 성공한 CEO의 삶을 만족스럽게 경험하곤, 바로 다음 실험에도 참여한다. 이번엔 이상형인 여자 "애니"와 연애를 하는 꿈이었다. 그런데 막연히 황홀할 거 같던 연애는 애니의 이상한 행동으로 뒤틀어지는데.
행복한 남자
소심하고 내성적인 데다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나는, 소개팅으로 만난 한 여성에게 푹 빠진다. 꿈만 같은 연애를 시작하며 그녀에게 집착하게 되지만, 정작 여자친구의 연락은 점차 뜸해져만 간다.
컨트롤 엑스
물체 전송 기술을 개발한 박사 나현, 그는 살아있는 인체도 전송 실험을 해보고 싶어 한다. 마침 마약 밀수 혐의로 도피중인 강태수가 적절한 대상이라 생각하고, 그에게 솔깃한 제안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