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8일 동안 존재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 우정국 인천 분국!!
이 작품 《조선 우체부》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의 우정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10년 전인 1884년인데, 1884년은 갑신정변이 일어난 해이다. 우정국 인천분국은 갑신정변으로 문을 닫기까지 불과 28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역사 속에 존재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이지만, 그 28일 동안에 대한 기록이나 사료는 남아 있지 않다. 이에 실존 인물인 월남 이상재(우정국 인천분국 국장)와 허구의 인물인 콩돌의 만남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면서 의미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
엄지손톱 만한 종이 한 장 ‘문위우표’에서 시작된
21세기 정보통신 강국 대한민국!!
대한민국 근대 우편제도는 1884년 11월 우정총국의 설립으로 한성(서울)과 인천 간의 개통이 시초였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4일 갑신정변으로 우정총국이 폐지된 이후, 1895년 갑오개혁으로 재개되었다. 《조선 우체부》는 갑신정변이 일어나기 전까지 불과 28일 동안 존재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 ‘우정국 인천 분국’의 이야기이다.
《조선 우체부》의 스토리는 표면적으로는 관청에서 소속되어 공문을 전달하던 노비인 ‘비각노’의 운명을 타고난 소년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간 ‘성장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은 엄지손톱 만한 종이 한 장인 ‘우초(문위우표)’에서 비롯된 ‘대한민국 정보통신 역사의 출발점’에 대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21세기 정보통신 강국으로 자리 잡은 ‘창대한 결과’는 불과 28일 동안 존재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과 엄지손톱만한 문위우표라는 ‘미약한 시작’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 본다
전자우편과 SNS가 일상화된 시대에 우표를 사용해서 편지를 보내던 시절의 이야기가 어린이들에게는 생경한 경험일 수 있다. ‘19세기 구한말을 살아낸 선조들에게도 편지나 우표는 어떤 느낌이었을까?’를 생각하면서 작품을 읽다 보면, 누군가가 전해준 ‘소식’은 유익하고 기쁜 기억으로 남게 되고, ‘소통’이 우리에게 더 좋은 삶을 일구는 도구라는 보편적인 경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조선 우체부》를 통해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봄으로써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내용과 구성
1884년 콩돌은 인천 도호부의 ‘비각노’인 아버지를 콩돌은 서당에서 어깨너머로 글을 배운다. 그러던 어느 날 서당의 훈장님을 통해 ‘귀천’이 사람의 신분의 높고 낮음이나 일의 귀함과 천함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떻게 사는지에 달려 있다는 가르침과 함께 배움을 멈추지 말라는 당부의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아버지의 죽음으로 콩돌은 비각노의 운명을 이어받아 노비로 살아가던 중 우정국 인천분국의 주사로 부임하는 이상재를 만난다. 콩돌은 위기에 빠진 이상재를 구하고 잃어버린 봇짐과 ‘우초’를 찾아주며 인연을 맺는다. 이에 도호부 이방은 면천을 조건으로 내걸며 콩돌에게 우정분국에서 일을 하면서 이상재를 감시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렇게 도호부에서 일하던 콩돌은 문위우표 한 장만 붙이면 어디든지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우초에 관심을 갖는다. 콩돌은 이상재의 배려로 우정분국에서 함께 지내며 이런 저런 일을 돕던 중에 구걸로 모은 돈으로 아버지에게 소식을 전하려는 거지 소년 순구를 만나게 된다. 순구의 사연을 전해 전해들은 이상재는 우정사업이 국가 간의 공문이나 관청의 관리들만 이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사람들이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한다. 이상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우정국의 문턱을 낮추기로 결심한다. 인천분국 사람들은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편지를 대신 써 주고, 답장은 대신 읽어주는 등의 일을 한다. 백성들을 대상으로 우정사업을 펼치던 이상재에게 갑신정변의 실패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지고 우정 분국도 폐쇄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한성부로 압송되어 조사를 받고 풀려난 이상재는 다시 인천 우정분국을 찾는데 자신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노부부를 통해 콩돌의 소식을 전해 듣는다. 혼자서 무거운 우편물을 들고 마지막 우편배달을 하는 콩돌을 발견하고 이상재는 콩돌의 꿈을 응원한다.
세월이 흘러 만민공동회 연사로 참여하는 이상재와 체부(우편배달부)가 된 콩돌이 인천 우정부국 앞에서 재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