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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

  • 리처드 세넷
  • |
  • 문예출판사
  • |
  • 2025-04-10 출간
  • |
  • 352페이지
  • |
  • 141 X 212mm
  • |
  • ISBN 978893102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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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모든 세대의 급진주의자가 해결하지 못한
복지, 존중, 불평등의 문제를 가로지르는 사유의 미로

★《계급의 숨은 상처》 출간 기념 개정판★

세넷의 가장 내밀하고 사적인 기억에서 출발하는
불평등과 존중의 역학에 관한 치밀한 탐색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은 《신자유주의와 인간성 파괴》의 자매서다.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노동 계급의 마음에 어떤 불안과 혼란이 자리 잡았는지를 분석한 《신자유주의와 인간성 파괴》에 이어 불평등과 존중, 복지의 문제를 탐구하는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그 자체로 급진적이다. 노동자가 자기 자신조차 존중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는 현실에서 자기 자신뿐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는 인성과 사회 체제를 고민하기 때문이다.

세넷은 흑인과 가난한 백인, 상이군인, 정신 질환자 등이 주로 거주한 시카고의 ‘악명 높은’ 공공 주택 카브리니 그린에서 보낸 성장기와 첼로 연주자를 꿈꾸며 이웃과 자신이 ‘다르다’고 인식한 순간, 손목 부상으로 첼로 연주자의 꿈이 좌절된 후 ‘특권’을 누린 대학생이 되어 경험한 1960년대의 격렬한 반문화 등에 대한 기억을 넘나들며 불평등과 존중의 관계를 모색한다. 여기에 세넷 저작 특유의 여러 학제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인문학적 탐색이 더해진다. 세넷은 19세기에 그러했듯 사회학을 문학의 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 말한 바 있는데, 《불평등 사회의 인간 존중》은 세넷의 여러 책 중에서도 그러한 특징이 가장 도드라지는 저작이다. 이 책에서, 내밀하고 사적인 개인사와 학문적 통찰을 결합하는 글쓰기는 불평등을 걷어내고 서로를 존중하자는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는 과제를 규명하고 그에 대한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기 위한 최적의 방법론이 되어준다. 세넷은 역동적인 가족사, 개인사와 다학제적 지식의 교차 속에서 기어이 다른 사회를 위한 사유의 단단한 밑절미를 도출해낸다.


먹을거리와는 달리 아무 비용도 들지 않는 존중은
도대체 왜 공급 부족에 시달릴까?

세넷의 질문은 간단하다. “먹을거리와 달리 존중에는 아무 비용도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존중이 공급 부족에 시달려야 할까?” 종종 어떤 급진주의자들은 물질적 조건만 균등하면 상호 존중이 자연스레 도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세넷이 보기에 이는 순진무구한 소리다. 상호 존중의 문제를 물질과 일차원적으로 연계된 단순한 것으로 간주하면 진정한 의미의 존중은 요원해진다. 불평등 사회의 상호 존중은 좀 더 정밀하고 치밀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 불평등의 역사가 장대하기 때문이다. 세넷은 먼저 불평등한 사회에서 존중은 불가피하게 동정과 연민의 형태를 띨 수밖에 없다는 점을 자기 유년기, 성장기 경험을 통해 밝힌다. 불평등과 존중 사이의 미묘하고도 심오한 긴장을 탐색한 후에는 존중을 지위, 위신, 인정, 명예, 존엄 등과 비교하며 존중의 개념적 특성을 정교히 한다. 존중은 음악 연주와 같이 상호적으로 연기되고 연주되어야 하는, 상호 표현적인 노동이 필요한 무언가라는 것이다.


상호 존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세 가지 요인
재능, 의존, 복지에 관한 역사적, 철학적 분석

세넷은 상호 존중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제시한다. 첫째는 능력과 재능에 기반한 자기 계발이다. ‘재능에 따른 성공’이라는 명제는 성공의 기준을 신분이 아닌 개인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재능에 대한 강조가 과도해지면서 ‘일반화된 재능의 관료주의’가 확립되었다. 오늘날의 음악 콩쿠르가 대표적인 예다. 재능의 관료주의에서 그에 안착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대중 사이의 간극은 거대한 것인데, 불평등은 바로 여기서 피어오른다. 재능을 공인받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기애를 좀먹는 시기심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렇게 신분제를 거스르고자 주창된 ‘재능에 따른 성공’이 뜻밖에도 불평등을 명예롭게 만드는 하나의 방편이 되는 역설이 발생한다는 것이 세넷의 해석이다. 다른 한편, 재능 계발은 인간을 숙련노동에 몰두하게 하여, 즉 자기 자신에게 몰입하게 하여 시기심과는 거리가 먼 또 다른 인성을 낳기도 한다. 하지만 숙련노동은 자기 존중을 제공할 뿐 상호 존중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상호 존중을 어렵게 만드는 두 번째 요소는 의존이 주는 수치심이다. ‘유아화 명제’는 규범적 자유주의의 가장 중요한 토대 중 하나다. 여기서 ‘유아’는 어머니에게 의존해 생존할 수밖에 없는 사람, 즉 자립하지 못하는 성인을 겨냥하는 비하적 은유다. 유아화 명제는 자유주의만의 것이 아니다. 마르크스가 룸펜 프롤레타리아트를 경멸한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세넷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뿐 아니라 프로이트와 아들러를 비롯한 정신 분석학의 명제까지 검토의 대상으로 삼아 유아화 명제가 낳는 수치심의 뿌리를 추적한다. 의존이 주는 수치심은 의존 상태에 대한 두려움을 낳고, 사람들에게 ‘완전한 자립’이라는 도달 불가능한 허상을 좇으라고 부추긴다. 존중의 의미가 의존하지 않는 사람들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무언가로 축소되는 것이다.

동정이 종종 상처를 준다는 것은 상호 존중을 어렵게 하는 세 번째 요소다. 이 대목에서 세넷은 시카고에서 복지의 방법론을 두고 논쟁, 경쟁한 수녀와 사회주의자 그리고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입장을 견주어 대비시킨다. 사회주의자는 종교적 복지에 깃든 ‘동정’의 흔적을 인정할 수 없었고, 종교적 복지가 종종 수혜자의 개선이 아닌 시혜자의 내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을 비판했다. 아렌트 역시 그러했다. 하지만 세넷은 종교적 복지의 비판자들이 주창하는 어떤 주관적인 관계도 포함하지 않는 회계상의 복지와 이 주장을 계승하는 기본 소득 논의가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있다고 본다. 돌봄에서 ‘인간적 책임’ 문제를 배제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인간의 손길이 배제된 회계상의 복지가 복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관계에 요구되는 책임의 윤리를 소거해버린다는 것이다. 종교적 복지와 회계상의 복지 모두 명백한 장점과 한계를 지닌다는 세넷의 논의는 복지의 근간을 이루는 철학이 더 포괄적이고 심오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동시대 복지의 경향성에 대한 비판적 심문
복지의 방향성에 대한 탐색

무엇이 상호 존중을 가로막는지를 검토한 세넷은 본격적으로 복지에 관한 제언을 이어간다. 먼저 세넷은 어빙 고프먼, 미셸 푸코 등의 사상가가 주도한 ‘탈기관화’ 경향을 비판적으로 심문한다. 이들은 복지 시설과 관료적 기관이 그 안에 머무는 사람을 얼마나 비인간적으로 대하며 통치의 대상으로 삼는지를 고발했다. 하지만 이들은 ‘전체주의적 기관’이 자본주의의 무정부 상태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다는 역사적 맥락은 무시한다. 관료적 피라미드 형태의 복지 국가 기관들은 개인이 사회에서 수직 하락할 때 겪는 공포를 상쇄해주어 안정감을 제공한다. 물론 그 안에 소속된 자들의 자율성을 온전히 보장해주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이에 대한 고려 없는 탈기관화 주장은 섣부르고 무모하다는 것이 세넷의 진단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형식적인 강제에서의 해방보다는 사람들 사이의 더 나은 연계다.

한편 세넷은 동시대의 복지가 기업을 닮아가고 있다는 점도 꼬집는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무엇보다 짧게만 보장하는 방식으로 복지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복지 수혜자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대안, 즉 노동을 통한 복지라는 대안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 역시 복지 수혜자를 저숙련 서비스 노동에 몰리게 해 사회적 존중에서 멀어지게 만든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공동체나 자원봉사도 대안이 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자원봉사자들의 선의는 때로 유용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내는 상호 존중의 영역은 너무 작고, 또 너무 친밀하다는 점에서 허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밀하고 사적인 경험과 인문학적 탐색을 교차해 벼려낸
다른 사회를 향한 사유의 단단한 밑절미

불평등과 존중, 복지에 관한 세넷의 사유는 난관에 부딪혔다. 사유의 돌파구가 필요하다. 세넷은 예술과 인류학으로 눈을 돌린다. 먼저, 인류학은 서구 사회와는 다른 결속의 모델을 탐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평등과 존중의 문제를 사유하는 데 유용한 통찰을 준다. 세넷은 말리노프스키와 마르셀 모스 등의 인류학 연구를 경유해 복지를 ‘시혜와 수혜’가 아닌 노동자가 평생 사회에 기여한 것에 대한 당연한 보상으로 전환하려는 사유의 흐름을 탐색한다. 한편 예술은 사회가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지식을 깨뜨리고 새롭고 어려운 무언가를 의식적으로 탐험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이는 거대한 체제의 문제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내면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세넷은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도록 하는 것은 사회뿐 아니라 인성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인성에 대한 고려 역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예술은 존중에 관한 기존의 사회적 합의를 거스르는 자아의 갱신을 촉발하여 우리의 인성을 외부로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렇게 새로이 갱신한 인성은 복지에 관한 인류학적 통찰과 맞물려 새로운 세상을 향한 사유의 원류가 되어준다.

세넷은 공산주의자인 큰아버지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그는 군대식 명령에 기초한 지난 세대의 혁명가(큰아버지), 그들을 비판적으로 지양하며 대두한 신좌파(세넷) 모두 제도를 깨뜨리려는 투쟁과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과 가깝게 연결하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고 겸허히 인정한다. 이는 옆 사람과의 우애보다 위아래의 불평등을 각성할 것을 촉구한 마르크스주의의 본래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평등의 역사가 자본주의를 가뿐히 초월할 만큼 오래된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회 구조와 개인 인성의 복잡성도 불평등과 존중의 문제를 관통하는 명쾌한 사유를 어렵게 한다.

그러나 모든 세대의 급진주의자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자기 자신도 마찬가지라는 세넷의 고백은 역설적으로 희망을 꽃피운다. 불평등과 존중, 복지의 문제에 관한 사유의 미로를 헤매는 과정에서 명쾌하고 분명한, 단순한 해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아가 존중을 누려 마땅한 인간과 그들이 모여 사는 사회가 얼마나 복잡하고 섬세한 방식으로 뒤얽혀 있는지도 밝혀진다. 노동자를 착취하고 그들 내면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계급 체계는 시급히 혁파해야 한다. 그러나 그 이후 도래할 존중에 토대를 둔 사회의 청사진은 그와는 다른 방식으로 섬세하게 그려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복지, 존중, 불평등을 가로지르는 사유의 미로를 통과한 세넷이 전하고자 하는 바다. 불평등과 존중, 복지를 폭넓게 아우르는 세넷의 사려 깊은 탐구는 다른 사회를 꿈꾸는 자들에게 사유의 단단한 밑절미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감사의 말
서문

1부 존중의 결여
1장 카브리니의 기억들
2장 존중이란 무엇인가

2부 존중에 관한 탐구
3장 불평등한 재능
4장 의존하는 것의 수치
5장 상처를 주는 동정

3부 복지에 관한 제언
6장 관료적 존중
7장 자유로워진 복지

4부 인성과 사회 구조
8장 상호 존중에서 상호적인 것들
9장 외부로 돌려진 인성
10장 존중의 정치학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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