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집에서 같이 살아야 반려동물일까?
‘반려’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존중하는 법을 알려 주는 작품
‘반려동물’ 하면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생각을 조금만 더 넓혀 보면 자연에서 만나는 동물들과의 우정도 충분히 반려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반려’란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이니까요.
작품의 앞부분에 등장하는 아이들을 보면 지금의 어린이들이 동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납니다. 달팽이를 키우다가 아파트 화단에 버린 다음 지금은 햄스터를 키우는데, 곧 햄스터는 사촌 동생들 주고 비숑 강아지를 살 거라는 민아도 있고요. 앵무새를 키우고 싶지만 엄마의 반대 때문에 앵무새 필통만 들고 다니는 파랑이도 등장해요. 이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반려동물이란 무엇일까,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는 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하게 되지요.
하루 역시 처음에는 친구들처럼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지만, 다람쥐 친구 볼록을 만나며 조금씩 달라집니다. 볼록을 소유하지 않아도 함께 놀고, 땅콩과 잣 같은 먹이도 챙기기 시작하지요. 서로 깊이 아끼는 친구가 되어 가는 둘의 모습은 함께 어울려 놀고 싶을 만큼 따뜻하고 인상 깊습니다.
“너 강아지 있어?” “고양이 키워?”라는 질문에 “나는 다람쥐 친구가 있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어린이. 이 책은 그런 관점의 변화를 전해 주는 작품입니다. ‘갖고 싶다.’ ‘키우고 싶다.’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존재를 존중하며 관계 맺는 법을 배워 가는 이야기예요. 자연과 진정한 친구가 되는 작품, 하루와 볼록이 뛰노는 그 싱그러운 숲으로 성큼 걸어가 볼까요?
□ 세 번의 만남, 이별은 씩씩하게!
어린이가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
하루와 볼록은 처음에 풍선껌을 불면서 대화를 나눠요. 서로의 이름과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금세 친구가 되지요. 친구가 되면 그다음엔 뭘 하겠어요? 당연히 같이 놀아야지요. 둘의 놀이 방법은 좀 특별해요. 나무 타기도 하고, 넝쿨 돌려 넘기도 하고, 도토리받침 돌리기도 하고요. 그렇게 신나게 놀다 보면 나중에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을 만큼 친해져요. 마법 풍선껌이 없어도 마음이 통하는 진짜 친구요!
볼록은 알고 있어요. 계절이 바뀌면 하루와 헤어져야 한다는 걸요. 겨울잠을 자러 들어가야 하거든요. 점점 줄어드는 풍선껌과 차가워지는 바람,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이별의 시간도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세 번의 만남 동안 하루의 마음도 점점 자라납니다. 함께해서 즐거웠던 시간만큼 헤어짐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 애쓰지요. 이처럼 이 작품은 ‘만남과 헤어짐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부드럽게 알려 줍니다. 겨울을 지나면 봄이 오듯, 만났다가 헤어져도 다시 만나게 된다는 걸요.
하루와 볼록에게도 겨울잠에서 깨어날 포근하고 따듯한 봄이 또 찾아오지 않겠어요? 그 세 번의 만남과 씩씩한 이별에 대해 지금 들려주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