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지능’ 차가운 시대를 이기는 가장 따뜻한 무기
AI는 인간에게 수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주었다. 데이터와 패턴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업무를 자동화하고,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지 학습하여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율 주행과 드론 등을 통해 교통 체증을 줄이고 배송을 빠르게 하는 등 교통과 물류에서도 효율성을 높여 주었다. AI는 여러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는 인간의 역할과 능력에 한계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AI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공감 지능 시대〉의 저자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처리하는 데에는 뛰어나지만, 창의력이나 혁신 같은 능력은 오직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영역이므로 우리의 영역을 더욱 발전시키고 갈고닦아야 한다는 것이다.
AI 시대의 이점 중 하나는 직무 경험이 부족한 신입 사원도 유능한 팀장처럼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단순히 AI가 제공하는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하다.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되 데이터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맥락과 감정을 이해하고, 더 나은 질문과 결정을 내리는 능력인 공감 지능을 갖춘다면 어디서나 대체 불가능한 린치핀이 되어 세상을 연결하고 변화시키는 핵심 리더가 될 수 있다. 〈공감 지능 시대〉에서는 이러한 공감 지능을 키우기 위해 세 가지의 ‘눈’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첫 번째는 무심코 지나치는 주변을 놓치지 않고 발견하는 눈이다. 불편의 가치를 포착하고 일상의 신호를 관찰하는 눈을 키우는 훈련을 하다 보면, 이내 보이지 않는 이면이 보인다. 두 번째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세대를 공감하는 눈이다. 역사를 공감하는 태도가 곧 미래의 열쇠임을 잊지 않는다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탁월한 역량을 갖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을 재발견하는 눈이다. 편견이나 고정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본질을 재정의하고 재발견하는 노력을 통해 관점을 전환하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을 읽으면 미래가 보인다
김희연 저자는 독특한 이력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은행원으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했지만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로 만들어졌으니 커리어에 욕심내지 말라’는 상사의 한마디에 전직을 결심했다. 어떤 꼬리표도 없이 오직 성과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직무를 고민했고, 금융가에 입성하여 IT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전직을 거쳐 제조업체의 전략을 맡았다. 네 명에서 시작한 팀이 열 명이 되었고, 전자 기술 부문에서 여성 최초로 ‘C-level’ 임원이 되어 180여 명의 후배들이 생겼다. 그녀에게 ‘비전공’, ‘비주류’, ‘유리 천장’ 따위의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비전공자이자 비주류였던 본인이 유리 천장을 깨고 해낼 수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성과 아래에는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하며 얻은 공감 지능이 있었다.
그렇다면 수많은 정보를 빛의 속도로 제공하는 AI 시대에 아날로그적 공감의 힘이 과연 효력이 있을까? 세상은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는데 나만 더 느리게 가는 게 정말 맞는 방향일까? AI는 분명 효율성의 측면에서 엄청난 혁신을 가져다주었지만, 앞으로의 세상은 소통 방식의 변화로 인해 인간적인 교감이나 진정성 있는 관계가 더욱 부족해질 것이다. 결국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공감의 기회도 함께 사라질 것이며, 이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가 인간을 99도까지 데려다준다면, 물을 끓게 하는 마지막 1도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이 차별적 가치는 오직 인간만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 나의 위치와 역량을 키우고,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고 싶다면 〈공감 지능 시대〉를 통해 저자가 제안하는 우리 시대의 필승 무기인 공감 지능을 만들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