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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2007년 4월에 아이터레이트(Iterate)의 창립자를 만났다. 그중 3명이 오슬로에서 열린 우리의 첫 워크숍에 참석했고 우리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다. 우리는 그들이 최근에 컨설팅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들의 회사를 설립했으며, 자신들이 믿는 기술을 사용해 자신들이 좋아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속으로 “행운을 빌어요.”라고 말했다. 그들은 대학을 졸업한 지 불과 몇 년 밖에 안 됐고 사업을 운영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어떻게 좋은 고객을 찾고 애자일 계약을 협상하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그들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을 버렸다.
우리는 그 후 10년 동안 아이터레이트를 여러 번 방문했다. 그리고 아이터레이트가 노르웨이에서 성공적인 컨설팅 회사로 성장하고, 또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중 하나로 곧잘 선정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들은 수십 명의 컨설턴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시작해 테스트 주도 개발(Test-Driven Development)의 코칭 회사로 발전했다. 그들은 고객사들이 설계 스프린트를 통해 혁신하게 돕고 있다. 그러던 중 그들이 2016년에 회사를 크게 변화시키기로 했을 때 나는 놀랐다.
그들이 말하기를 “우리는 진로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일하기 좋은 직장이 되기를 원하지만 우리의 인재들은 역할이 컨설턴트로서 제한돼 있다. 그들은 항상 다른 누군가의 꿈을 추구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열정을 따라 새로운 회사를 만들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우리는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컨설팅 수익으로 이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속으로 “행운을 빌어요.”라고 말했다. 이번에는 의심을 품지 않았다. 우리는 새로운 벤처의 일반적인 실패율과 3M 시절의 만트라(mantra)에 대해 얘기했다. “많은 것을 시도하고 효과 있는 것들을 유지하라.” 시간과 돈이 많다면 좋은 좌우명이지만 그들은 둘 다 없었다. 창립자 중 한 명이 새로운 접근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회사를 떠났다. 다른 사람들은 항상 하던 대로 한 단계씩 목표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면서 작은 시도를 반복했다.
쉽지 않았고 따라야 할 모델도 없었다. 외부 펀딩을 경계한 이들은 서로 정반대의 비즈니스 모델인 컨설팅과 벤처 펀딩을 병합해 컨설팅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의 3%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펀딩 벤처에 다시 쏟아 붓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컨설턴트들이 2등 시민처럼 느끼지 않고 새로운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느껴서 컨설팅 비즈니스의 성공에 전념하게 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이 시작한 것이 컨설팅 사업뿐이었을 때에도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5년이 지났다. 우리는 매년 그 회사가 그들의 독특한 접근 방식을 성공시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동안 함께 아이디어를 브레인스토밍하기 위해 방문했다. 팬데믹이 닥쳤을 때 컨설팅 사업이 중단됐을 뿐만 아니라 3년 동안 키운 팜투레스토랑(farm-to-restaurant) 사업도 현지 농산물을 살 식당이 하나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아이터레이트에는 할 일이 없는 최고의 인재와 부패하기 쉬운 상품을 수집하고 배달할 준비가 된 스타트업이 있었다. 피벗하는 데 단 2주가 걸렸다. 그들은 도로변에서 소비자에게 음식을 제공했고 이것으로 새 스타트업은 시작됐다. 2020년에 오슬로에 있는 대부분의 컨설팅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안 아이터레이트는 성공적인 인수를 통해 하나의 스타트업(라스트마일배송)을 엑시트시켰고 선박 위치 확인 시스템 그리고 편직물 업체, 원사 공급업체와 소비자를 위한 3자 간 플랫폼 비즈니스를 포함한 다른 3개 사업은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했다. 보너스로 아이터레이트는 패스트 컴퍼니의 2020년 혁신가를 위한 최고의 직장 목록에서 슬랙(Slack), 스퀘어(Square)와 쇼피파이(Shopify)를 제치고 50위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아이터레이트는 어떻게 역경을 이겨내고 성공했을까? 그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컨설팅 방식으로는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자유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부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가 전략적 혁신 수단이 되면서 그들은 의사결정 테이블에 자리를 차지해야 할 때라고 느꼈다. 이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무서웠다. 일반적으로 컨설턴트는 이를 기피한다. 그러나 그들은 도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적 접근 방식이 기술 문제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문제에도 통할 것이라고 확신했기에 앞으로 나아갔다.
아이터레이트의 트랜스포메이션이 이 책의 주제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할 수 있다. 아이터레이트의 얘기에는 모놀리스, 마이크로서비스 또는 애자일 사례에 대한 내용이 없지만 이것들이 혁신의 본질은 아니다. 이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트랜스포메이션은 새롭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전략, 즉 시장에 실제적이고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길고 도전적인 여정이 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훌륭한 사람들, 깊은 생각, 그리고 많은 배움이 필요하다. 그러한 변화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 변화의 여정에서 필요한 많은 사고 도구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방향으로 나가려고 한다고 현재의 성공을 가져온 구조를 폭파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당신의 변환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오래된 빅볼 오브 머드 모놀리스(또는 컨설팅 서비스)가 필요하다.
또 다른 예로 당신이 가장 먼저 고려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아키텍처이며 아마도 이전 모델과 동일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터레이트가 컨설턴트 인력 풀과 확연히 다른 스타트업 팀으로 전환한 것처럼 운영 도메인에 맞게 새로운 아키텍처를 구성하고 싶을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전략에 맞는 비즈니스 기능을 명확히 하고, 이러한 기능을 중심으로 완전한 팀을 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층화된 아키텍처 대신 제품의 자연적 구성 요소와 바운디드 콘텍스트라고도 불리는 하위 컴포넌트를 기반으로 하는 아키텍처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이스엑스(SpaceX)를 생각해보자. 발사체의 아키텍처는 1단(엔진 9개, 긴 동체 및 일부 착륙 다리 포함), 중간 단계, 2단 및 탑재 화물과 같은 구성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팀은 엔지니어링 분야(예: 재료공학, 구조공학, 소프트웨어공학)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 요소 및 하위 구성 요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것은 각 팀에게 명확한 책임과 일련의 제약을 부여한다. 팀은 다음 출시의 성공을 보장하고자 해당 구성 요소가 수행해야 하는 작업을 이해하고 수행해야 한다.
새 전략에서 제품 아키텍처를 명확히 할 때 저자가 지적한 것처럼 중력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는 것 이상으로 콘웨이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이 아키텍처와 일치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새로운 아키텍처(아마도 모듈형 모놀리스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와 그 아키텍처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거대한 사고 도구의 모음이다. 그런 다음 이 책은 기존 아키텍처에서 새 아키텍처로 점진적으로 이동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언제 어떻게 적절한 서비스를 분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이터레이트는 성공적인 스타트업에 3가지 공통점이 있음을 알게 됐다.
● 훌륭한 마케팅 타이밍
● 팀의 응집력
● 기술적 우수성
시장 타이밍에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트랜스포메이션을 새로운 프로세스나 데이터 구조에 관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직은 일반적으로 참을성이 없고 그 의미를 잘못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트랜스포메이션이라 함은 혁신이 번성해 새롭고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고 적시에 시장에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성공의 두 번째 요소인 팀 응집력은 사람과 제품의 올바른 조합이 나타날 때까지 개발 중인 기능(바운디드 콘텍스트)과 관련 팀 구성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할 수 있게 하는 능력에서 비롯된다.
세 번째 요소인 기술적 우수성은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복잡성에 대한 깊은 존중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책은 기존 시스템과 해당 시스템의 향후 버전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 시스템에서 다른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터레이트의 얘기에는 마지막 주의 사항이 포함돼 있다. 당신의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이터레이트는 모든 사람이 가치 있다고 느끼고 조직의 전반적인 성공에 전념하도록 벤처 팀과 컨설팅 인력 풀을 결합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했다. 이것은 어떤 조직이든 전환을 진행할 때 어려움을 겪게 될 부분일 것이다. 성공을 위한 공식으로 이 책에서는 고도로 숙련된 사람, 깊은 생각, 끊임없는 실험을 제시한다. 그 이외의 방법은 없다.
그렇지만 은 탄환은 없다.
-메리 포펜딕(Mary Poppendieck)/
『린 소프트웨어 개발』(인사이트, 2007)의 공동 저자
◈ 옮긴이의 말 ◈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는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비즈니스 전략과 맞물린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모놀리스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는 오랫동안 대립되는 개념으로 논의돼 왔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 목표에 맞는 최적의 아키텍처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풍부한 경험과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기업이 소프트웨어 전략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마이크로서비스가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모놀리스도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다룬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번역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원서의 핵심 메시지를 한국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기술 용어를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은 물론, 국내 IT 환경에서의 맥락을 고려해 이해를 돕고자 했다. 특히 소프트웨어를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생각하는 경영진과 리더급 엔지니어들이 이 책을 통해 올바른 기술적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가독성과 명확성을 우선으로 번역을 진행했다. 이 책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되길 바란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최적의 아키텍처를 선택하는 일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결정이다. 이 책이 그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작은 나침반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