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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

날치

  • 최규익
  • |
  • 삼산책방
  • |
  • 2025-03-25 출간
  • |
  • 307페이지
  • |
  • 130 X 195mm
  • |
  • ISBN 97911989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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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꿈꾸는 자의 미학

소설가 윤후명

외로움과 괴로움과 즐거움 등의 낱말이 와락 달겨든다. 근래의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원초적인 문학 생명과 맞닥뜨린 때문일 것이다. 더군다나 소설은 내 고향이기도 한 강릉을 무대로 하여 나를 끌어당긴다. 작품을 펼쳐보며, 인구 비례로 보아 퍽이나 많은 소설가들 가운데 강릉을 직접적으로 다룬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오래 전부터 이방인인 나는 고향 이미지에 동화되며, 한편 길항(推抗)한다. 고향은 자기 연민이며 또한 자기 혐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동화와 길항, 이 두 갈랫길에서 나는 이 소설들을 향한 이정표를 읽는다.
그러나 어느 편인가, 그는 소설에 의하면, 결코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 그것은 겨울이면 어김없이 경포 호수에 날아오던 고니의 모습으로 강렬하게 표상된다. 주인공은 ‘경포 호수의 새 관찰자’로 ‘흰 새’를 살핀다. 그런 그의 옆에 크리스틴이 있다. 어느 해 겨울이 지나도 시베리아로 돌아가지 않은 수컷 고니를 발견한다. 수컷은 암컷의 주검을 맴돌며 떠나지를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 사실을 이미 한국을 떠난 크리스틴과 교감하며 자연과 인간의 혼연으로 승화시킨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랑은 ‘흰 새’의 운항처럼 강릉 호수를 떠나지 않는다. 아니, 그곳에 전부를 다 바친다.
크리스틴은 사막을 130km로 달리다 말고 텅 빈 평원 어디쯤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던 것 같다. 점점 더 그 소리는 크리스의 가슴을 스쳐 지나가는가 했더니 그 소리는 그녀의 심연의 안쪽에서부터 폭발하듯 터져 나와 순식간에 검은 문을 ‘쾅’ 소리 나게 터트리듯 열어젖힌다. 열주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검은 문 속이 그녀의 시야를 꽉 메운다. 무적(霧笛)이 그녀의 몸 전체를 ‘뚜우우’울리며 들이닥치고 있다. 그녀의 목숨을 경험하는 그 소리는 그녀를 싣고, 동시에 그녀를 통과하면서 대평원의 먼 곳까지 전속력으로 알 수 없이 거대한 빛의 바퀴처럼 질주하고 있다.

‘나’와 크리스와 백조가 번갈아 화자가 되어 결말에 이르는 과정은 앤티 클라이맥스에서 클라이맥스로 이르는 길의 ‘으아아아악’으로 표기되는 새 울음소리와 함께 읽는 이의 가슴을 울린다. 오염되지 않은 아름다운 언어의 시(詩)가 사랑의 울림을 읊는다. 서정과 서사가 합류하는, 흔치 않은 귀일은 읽는 이조차 자신이 사람인지 새인지 모를 혼융의 세계로 이끌어간다.
이러한 합일 혹은 변용이라는 장자(莊子)적 미학의 발로는 여러 작품에서 핵심 사상으로 반추된다. 세상을 해석하는 방법을 여기에 두고 결말을 에두르는 태도가 다소 철학적이지만, 그 힘듦이 소설 미학을 한결 순실(淳實)케 하는 미덕이 있다.

사내는 숨을 진정시키자마자 범나비처럼 그 꽃 위에 날아 올라가 가만히 앉았다. 그는 발가락으로 단단히 꽃의 수술을 움켜잡고 날개를 오므렸다 펴서 균형을 잡았다.〈신공생대〉
그의 소설을 읽으면 시종 ‘순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독처럼 그의 뼛속에 스며 있어서 남에게까지 ‘인(燐)불’을 옮겨 붙인다. 때묻지 않은 이 세계에 이제 당혹스럽지 않은 자 몇 있으랴.
오래전에 〈강원일보〉신춘문예로 문단에 나온 그가 뒤늦게 내놓는 이 작품집에서 한 순정한 인간의 모습과 그가 인류적으로 고뇌해온 극복, 초월의 문제를 다시금 생각한다. 비상(飛翔)에의 의지가 순수결정(純粹結晶) 속에 살아 있는 풍경이다. 이 ‘막다른 골목’은 강릉 중앙시장에도 있고, 대관령에도 있고, 광화문에도 있다. 그래서 그의 신분이 수상 안전원이든 군인이든 노숙자든 무엇이든 그는 항상 꿈꾸는 자일 뿐이다.
이 소설들에서 그가 카일라스, 수미산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야말로 그의 꿈을 완성시켜줄 길이기 때문에 그는 고행길에 서 있다. 고행길? 그러다가 나는 그만 고향길을 떠올린다. 고향길에 서 있는 그가 내게는 더한 아픔을 준다. 수미산으로 가던 발길은 멈추지 않았는데, 그가 아직도 가는 길은 내 고향 강릉길.
나 또한 강릉의 강문 바닷가 진또배기를 바라본다. 신성한 솟대가 서 있는 곳이다. 그도 나도 그곳을 저버리지 못하는 데서 우리의 운명은 묶여 있다. 그의 소설에서 동류항으로서의 연민을 느끼는 것이 내 몫인 것을 깨닫고, 나는 또 다른 그가 되어 대관령과 수미산을 향하여 새로운 길을 떠난다. 그의 소설이 내게 보내준 길라잡이를 앞에 세우고.

목차

서평
힌두스탄에서 온 편지
인사동 수도 약국 앞에서…수잔과
평창 탁구클럽
김덕남에게 장미를
날자, 나쁜 꿈 꾸지말고
스기
검은극장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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