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30년 동안 발굴 현장에 몸담고 있는 소위 필드맨이다. 그에 걸맞게 현장의 경험에서 축적된 아이디어를 토대로 작성하여서 더욱 의미있는 책이다. 그는 다양한 시대의 유적을 발굴조사 하였지만 일찍부터 청동기시대에 심취하였고, 그 결과 ‘검단리문화’권의 설정과 연구는 가히 독보적이다.
이 책의 전개는 모두 아홉 개의 챕터로 나누어 시간-취락-무덤-토기, 그리고 청동기시대의 종말을 다루고 있다. 청동기시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송국리문화와 저자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인 검단리문화권에 관한 내용이 중심을 이루면서 초기철기시대를 포함하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함께 다루고 있다.
챕터 1 시간에서는 저자의 시기 구분의 기준을 다루고 있다. 청동기시대 전기와 후기를 가르는 기준이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송국리문화분포권에서도 송국리문화 발생 혹은 유입만이 후기 시작의 기준이 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챕터 2~4는 취락관련 내용이다. 여기에서는 취락의 입지, 중국동북지역부터 남한지역까지 주거와 취락 양상, 주거생활 변화와 지역성의 사회적 의미가 무엇인지 고찰한다. 또, 굴립주를 검토하고 우리나라 환호유적을 망라하였다. 울산 매곡동유적과 진주 대평리유적 일부를 검토하여 마을의 일상을 탐구한다.
챕터 5~7은 무덤관련 내용이다. 가인리유적 석관묘의 검토를 통해 발굴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대구 월배지역의 적석유구를 무덤이라고 판단하였다. 무덤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무덤을 통해 우두머리의 성격이 어떻게 변했는지, 불평등사회의 지배자는 어떻게 등장하고 그 성격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챕터 8은 토기에 대한 내용이다. 토기를 통해 당시 사회상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 무문토기의 종말이 어떤 사회적 변혁을 가져왔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챕터 9는 청동기시대의 마지막이 어떠했는가에 대한 내용이다. 청동기시대는 어떤 종말을 맞이하였으며 어떻게 새로운 사회의 동력이 되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청동기시대인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고, 새로운 시대의 주체가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 권의 책에서 청동기시대의 주거, 마을, 무덤, 종말 등 방대한 내용을 모두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의 연구역량이 느껴진다. 이 책을 통해 청동기시대 사회상이 보다 선명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추천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