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들의 환상 호흡,
어린이의 생활밀착형 고민들과 속이 뻥 뚫리는 처방,
천진하고 낙관적인 전개가 돋보이는 판타지 연작 동화
『고민을 들어줘 - 닥터 별냥』 시리즈는 ‘학교 가기 싫어하는’ 어린이들의 생활과 속마음을 만화경처럼 다채롭게 보여 줍니다.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은 ‘별난 보건실’에 도착하는 순간, 별냥 박사님, 뇽뇽 간호사님, 랑랑이의 다정한 관심을 받게 되지요. 별냥 박사님은 때론 무심한 듯 보여도 누구보다 아이들의 마음을 열심히 듣고 꼭 맞는 처방을 써 줍니다. 상냥하고 씩씩한 뇽뇽 간호사님은 실망스러운 상황에서도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 본답니다. 별난 보건실의 분위기 메이커 랑랑이는 아이들과 금세 친해지기도 하고, 마법의 처방전이 나오지 않을 때에는 솔선수범해 의견을 내기도 해요. 별난 보건실에서 고민과 걱정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괴로운 마음을 잠시 내려 두고 자신을 돌아보며 처방을 실천할 용기를 얻게 됩니다.
글밥이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도 자기 속도에 맞춰 책장을 넘길 수 있도록 간결하고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는 문체, 판타지의 세계와 현실의 접점을 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한 그림은 『고민을 들어줘 - 닥터 별냥』 시리즈를 계속해서 기대하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아동문학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한 ‘갈등 회복’과 ‘해방’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어느새 우리도 고민타파! 반복되는 일상도 새롭게, 반갑게,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거예요.
첫 번째 이야기: 닥터 별냥의 여름 휴가
별냥 박사님과 뇽뇽 간호사님, 랑랑이는 바다로 여름휴가를 떠나요. 그런데 바다 친구들이 시름시름 앓고 있지 뭐예요? 상어는 코에 빨대가 끼어 있고, 입안에는 그물과 쓰레기가 엉망으로 얽혀 있어요. 뱃속에 미세 플라스틱이 잔뜩 들어가 배탈이 난 조개, 통조림 캔에 다리가 낀 꽃게, 페트병에 하반신이 낀 물고기, 신발 끈에 발이 묶인 쏠배감펭까지. 열심히 치료를 하고 나니 바닷속인데도 땀이 송골송골 맺혀요.
바다 친구들은 목소리를 높였어요. 쓰레기를 만든 적도, 버린 적도 없는데 왜 이렇게 아파야 하나요?
그동안 별난 보건실이 중심이었던 이야기의 무대가 바다라는 광활한 공간으로 확장되고, 닥터 별냥의 색다른 모험으로 이루어지는 첫 번째 에피소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책에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바다 생태계와 환경을 둘러싸고 우리의 손으로 무엇을 실천할 수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동시에 끝내 희망을 놓치지 않는 서사가 깊은 성찰을 남깁니다.
두 번째 이야기: “학교는 노잼이에요!”
아라는 1교시부터 어김없이 하품을 해요. 맞춤법 수업, 도서관 수업, 다 지루할 뿐이에요. 방학 때는 태블릿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학교에서는 시간이 절반은 느리게 흐르나 봐요. 너무 하품을 많이 한 탓일까요? 별냥 박사님은 아라 턱이 너무 길어져서 하마만 하다고 해요. 산소가 부족하면 하품을 하게 되는데, 어린이에게 산소는 재미와 같은 것이거든요. 학교를 지루해하는 아라가 재미를 느낄 틈이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 산소가 부족해 하품이 나오게 되지요.
지루한 마음을 조금만 참아 보면 어떨까요? 기다림, 상상, 그리고 꾸준함이 더해지면 점점 몰입하게 되고, 마침내 재미를 만나게 될 거예요. 이 이야기는 태블릿과 짧은 영상에만 익숙한 아이들에게 직접 손을 움직여 책장을 넘기고,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의 의미를 알려 주기도 해요. 세상에는, 느리게 흘러가지만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세 번째 이야기: “엉덩이에 뿔이 났어요”
하성이는 하루 종일 실망투성이예요. 준서는 별 모양 연필이 자기 거라 우기고, 점심시간에는 배식이 잘못되는 바람에 좋아하는 갈비를 제대로 먹지 못했거든요. 게다가 엉덩이가 가려워 만져 보니 뾰족한 뿔 같은 게 느껴지고요. 별냥 박사님은 성난 뿔을 달래 주지 않으면 친구들과 선생님을 쿡쿡 찌를 거래요. 하성이가 실망하는 일이 없어야 뿔이 자라지 않을 텐데, 하성이는 작은 일에도 실망하고 싶지 않은 욕심쟁이거든요.
하지만 별난 보건실에도 자주자주 실망하는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뇽뇽 간호사님이에요! 뇽뇽 간호사님은 아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만났을 때, 그 감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알려 줍니다.
순식간에 화가 나거나 마음이 실망으로 가득 찰 때에는 일단 우리를 휘몰아치게 하는 감정에서 살짝 빠져나와 보세요. 그다음 향할 곳은 바로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이에요. 상대의 생각과 마음을 살피다 보면 ‘잘’ 화내고, ‘잘’ 실망하는 게 무엇인지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