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하는 게 뭐 어때서?”에서
“내가 직접 결정해 볼게!”로
결정 내리기 어려워하는 모든 아이를 위한 이야기
민서는 결정 내리는 걸 힘들어합니다. 정확하게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스스로 고민하는 걸 어려워하지요. 만들기 시간에는 좋아하는 동물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친구들과 만화에 나오는 괴물을 흉내 내는 놀이를 할 때는 떠오르는 괴물이 없어서 당황하고, 문방구에서 스티커를 고를 때에는 뭐가 제일 예쁜 스티커인지 고르지 못해서 우왕좌왕합니다. 그런 민서에게 서아의 한마디가 동아줄이 되어 줍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으면, 나랑 똑같이 하는 건 어때?” 민서는 서아 덕분에 머리 아픈 고민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서아를 따라 할수록 어쩐지 민서 마음에 ‘조금 더 고민해 볼걸.’ 하는 생각이 솟아나거든요. 분명 서아가 할 때는 마냥 좋아 보이기만 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보통 따라 하는 행동을 부정적으로 여기고는 합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살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해 왔을 어른도 무언가를 한 번에 딱 결정하기 어려워합니다. 하물며 새로 겪는 일이 대부분인 어린이들에게는 더 어렵겠지요. 그러니 아이들이 누군가를 따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잘 모를 때는 먼저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사람의 선택을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문제는 자기주장 없이 모든 선택을 따라 하기만 할 때 벌어집니다. 특히나 민서처럼 자기주장이 약한 어린이라면 더더욱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결정하지 않으면 내 생각에, 나아가 내 말과 행동에 힘이 생기지 않습니다. 조금 잘못된 결정을 내리더라도 하늘이 무너지지 않고, 얼마든지 돌이킬 수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도 어린이에게는 중요한 공부입니다. 생각하고 결정하고 후회하는 연습을 통해서 어린이는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분명 결정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유달리 힘들고 버거운 일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알면 하루를 더 즐겁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서아를 따라 산 스티커가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았던 민서는 그날 저녁 엄마를 졸라 문방구를 찾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쏙 드는 새로운 스티커를 발견합니다. 그림을 그려야 하는 시간에는 어떤 걸 그릴지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신나게 그림을 그리고요. 누군가를 따라 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고 고민해서 좋아하는 것,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낸 겁니다. 이 책을 읽은 여러분도 결정 내리는 게 어렵다면 하루에 하나씩 사소한 것부터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은 어떤 옷을 입고 싶은지, 어떤 간식을 먹고 싶은지, 무슨 만화나 책을 보고 싶은지 말이에요. 스스로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면 분명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거예요!
6세부터 8세까지 어린이 독서 단계에 맞춘
‘678 읽기 독립’ 시리즈
문해력 전문가인 최나야 교수(서울대 아동가족학과)는 “독자가 자라면 독서 경험도 달라져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책읽는곰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678 읽기 독립’ 시리즈는 그림책에서 읽기책으로, 양육자가 읽어 주는 책 읽기에서 어린이 혼자 읽는 책 읽기로 넘어가는 6~8세 독자에게 필요한 독서 경험을 선사하려 합니다. 원고지 30~50매의 짤막한 동화에 그림책처럼 풍부한 그림을 더해, 읽는 부담은 줄이면서 읽기책 흐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독자의 읽기 단계에 맞추어 홑문장, 본딧말과 순우리말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구어체와 의성어, 의태어를 풍부하게 사용하여 읽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로써 처음으로 읽기 독립에 도전하는 어린이에게 책 한 권을 읽어 냈다는 성취감을 안겨 줄 것입니다.
6~8세는 독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첫 홀로서기를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혼자 자기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두근거리는 발표 시간도 있고, 일기를 쓰기도 하지요. 엄마가 없는 학교에서 아플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린이들이 겪게 될 다양한 ‘처음’을 응원하는 이야기, 나와 비슷한 친구들의 모습에서 즐겁고 유쾌하게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아픈 곳, 가려운 곳은 우리 작가들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요? 지금 여기, 우리 어린이들이 경험하고 고민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기성과 신인 구분 없이 시리즈 취지에 공감하는 다양한 국내 작가들이 힘을 보태 주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어떻게 읽을까, 어떻게 읽힐까를 고민하는 어린이 독자와 양육자 들을 위해 쉽고 알찬 지침이 될 만한 최나야 교수의 글을 수록했습니다. 또 책을 읽으면서 어렵다고 느낄 만한 낱말과 표현을 뽑아 단어장을 만들었습니다. 책 뒤에 실린 단어장을 살펴보며 이야기 내용도 되짚어 보고 새로운 낱말들을 내 것으로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