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스런 태몽을 꾸고 태어났지만 태어날 때부터 뇌성마비로 장애를 입은 형과 마치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은 나는 늘 사람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형이 동네 아이들은 구하고 자신은 물에 빠져 죽고 난 뒤, 나는 생명을 주셨다고 믿는 신을 만나고자 부모님 곁을 떠났지만, 자신도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하고 생명의 귀중함만 깨닫고 집으로 돌아왔다.
형을 잃고 슬퍼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려 교회에 출석한 것이 하나님 말씀에 눈이 뜨이고 귀가 열리자 말씀이 들리기 시작했다. 교회에 열심을 내면서부터 신학을 공부하고 싶어 기도와 묵상으로 수업에 전심을 쏟는다. 살아계시는 하나님께서 독생자 아들을 보내시어 죽기까지 하신 그분을 알기 위해 전도사 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신학교에 들어갔다. 전도사가 되어 처음 부임한 교회 주위에 신을 접한 여인이 신령한 능력으로 사람들을 미혹한다는 소문을 듣는다.
인간으로 감히 행할 수 없는 신비한 일들이 벌어지며 사람들의 소원을 시원하게 풀어준다는 소문에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는 소리가 교회까지 들려왔다. 전도사는 무속인을 전도해 하나님께로 인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속인은 구슬이라는 무당이었으며 도륙이라는 신령을 초상화로 그려놓고 모시는 여자였다. 전도하기 위해 무당에게 다가간 전도사를 처음 본 순간 자신이 모시는 신령인 초상화와 똑같이 생긴 전도사에게 무당은 마음을 빼앗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만큼 남자에게 매료된 무당은 자신이 몸담았던 보송암을 제자에게 맡기고 교회 전도사의 사모가 된다. 무당을 전도한 전도사의 명성은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올라갔고 교회는 부흥하기 시작했다.
교회의 부흥과 가정의 안정을 이루면서 세계 선교에 힘을 쏟기 시작하면서 아내는 점점 세상적인 유혹으로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시작한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보송암은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어 무형문화제로 승격시키는 등, 교회의 헌금이 보승암으로 흘러 들어간다. 세계 각국을 돌며 선교활동을 한 후, 돌아와 예배를 마치고 나서는 전도사에게 기자들의 거센 질문과 쏟아지는 플래시. 사모가 저지른 부정한 일로 인해 기자들의 인터뷰가 쏟아지면서 전도사는 쓰러져 정신을 잃게 되고, 식물인간이 된다. 병원으로 옮겨졌던 전도사는 무당인 아내가 전신이 마비된 상태로 교회가 아닌 보송암으로 옮겨져 불상 자리에 앉혀 놓고 신령님께 굿을 하며 숭배의 대상으로 만든다.
무당은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신령이라며 모셔놓고 최면과 주술을 걸어 뇌를 장악한다. 무당을 전도대상으로 삼아 귀신 들린 여자를 하나님의 자녀로 전도했듯 무당은 전도사를 완벽하게 주술로 묶어 포로로 잡아 아들로 삼으라는 신령의 말을 성취해간다. 무당의 명성은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가고 점술가의 영력으로 전도사가 신령으로 환생했으며, 지혜와 능력이 뛰어난 신령이 되었다는 소문도 함께 퍼트렸다. 식물인간이 된 전도사는 하나님의 뜻이 숨어 있어, 때가 되면 일으켜 세워 주실 것을 믿고 기도하며 기다리기로 한다.
전신마비가 된 전도사에게 무당은 자신은 고아였으며, 중이 되어 전국을 순회하며 부처가 되어 열반하기 위해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정진하다가 도륙 신령을 만났고, 그를 만남으로 세상 이치를 깨달아 무당이 되었다. 자신은 도륙의 도를 세상에 펼쳐 말세에 인간을 구하려는 선지자이며 예언자라 했다. 예수가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성령이 임한 것처럼 도륙의 영이 이슬같이 당신에게 임하면, 당신은 눈이 뜨일 것이고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며 자신의 마음에 감추어 두었던 이야기를 한다.
그럴수록 남자는 더욱 단단하게 십자가를 붙들었다.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지만, 만물을 창조하시고 들리지 않으나 더 큰 소리로 세상을 호령하시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로 스스로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하나님을 향한 기도에 남아있는 기운을 쏟기로 했다. 무당의 최면과 주술을 통해 꿈인지 환상인지 알 수 없는 현상들을 수없이 보고 느끼며, 천국과 지옥을 드나들며 죽어 잠자는 자들의 영혼과 대화하며 저승의 신비를 보았다. 무당은 사람들에게 신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반복 최면을 걸었으며, 장애자인 남편은 신령이 되었다는 지위를 씌워 스스로 도륙이라는 마음을 가지도록 세뇌시켰지만, 이 말에 동의할 수 없고 대답할 수도 없으며 동조하지 않았다.
연일 행해지는 굿판의 악기 소리와 무당이 읊조리는 주문 소리에 혼이 빠져나간 가운데서도 전도사는 하나님을 의지하고 말씀을 기억해내고, 살아 있어도 주님의 은혜요, 죽음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며, 일시적인 죽음을 통해 저승에서 천국과 지옥을 맛보게 된다. 전도사의 죽음으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걱정하는 무당, 그리고 결국 다시 살아난 전도사를 신으로 추대하기 위해 선포하는 날 보송암에는 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러나 긴 시간 무당의 주술에서 마침내 풀려난 전도사는 인류를 대신하여 죽으신 그분을 인정하게 되며, 인간적인 욕심을 채우려 했던 무당 구슬은 결국 주의 말씀 앞에 무릎을 꿇게 되며 ‘아멘’으로 답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