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깊어진 또래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더욱 강력해진 에모몬을 물리치며
정의롭게 거듭나는 세민이와 친구들의 좌충우돌 모험 판타지
컴퓨터 게임 세계로 들어간 세민이가 감정 요괴 ‘에모몬’을 물리치며 성장하는 모험 판타지 ‘에모몬 스토리’가 두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흥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동화, 어린이들의 소망을 이뤄 주는 마법 같은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았던 동화답게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독자의 몰입을 일으키는 박진감 넘치는 서사가 펼쳐진다.
「에모몬 스토리 2」에는 레벨 2에 도전하게 된 세민이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갈등하고 다투다가 마침내 협력하며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게임 세상을 구원하는 임무를 받은 ‘예언의 아이’ 세민이는 역시 바깥 세상에서 게임 속으로 들어온 ‘에모몬 헌터’ 정우, 그리고 수호 기사 ‘카니스’를 만나 게임 속 캐릭터들의 고민을 해결해 나간다.
게임 세계를 어지럽게 만드는 비밀을 밝혀내는 또래 친구들의 활약이 어린이들의 고민, 교훈과 어우러져 재미, 흥미, 의미 삼박자를 고루 갖추었다. 용돈이나 가족 문제 등 지금 우리 어린이들의 고민을 다루는 한편 다문화 배경 어린이 또는 몸이 약해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어린이를 등장시킨 작가의 솜씨도 돋보인다. 이색적 재미는 물론 교훈적 의미까지 겸비한 『에모몬 스토리』는 다가오는 8월, 3권까지 시리즈로 나올 예정이다.
모험 판타지의 곳곳에 세심히 녹여 낸
어린이를 둘러싼 고민, 어린이에게 알리고픈 가치
‘에모몬 스토리 레벨 2’에서 세민이에게 주어진 미션은 두 가지로, 모두 감정 요괴 에모몬을 잡아 무기로 활용해 사람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일이다. 첫 번째 미션에는 용돈을 헤프게 쓰는 바람에 부모님과 갈등을 빚는 ‘채은’이 등장한다. 친구가 기르는 강아지에게 줄 선물을 사려고 부모님께 용돈을 더 달라고 조르는 채은이를 두고, 서로 다른 해결 방법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던 정우와 세민이는 채은이가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은 돈이 아니라 부모님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고, ‘뚝딱 요괴’를 사용해 채은이의 소원을 이뤄 준다.
두 번째 미션에는 ‘성별’에 관한 갈등이 나온다. 짓궂은 장난으로 발화된 남학생과 여학생 간의 갈등이 첨예해진 교실, 담임 선생님은 이 갈등을 막으려 하지만 아이들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상황을 지켜보던 세민과 정우 역시 분위기에 휩쓸려 애꿎게 다투고 만다. 하지만 ‘아이들이 남자, 여자로 편을 가르지 않게 해 달라’는 선생님의 소원을 이뤄 주며 성별 간의 갈등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이처럼 ‘에모몬 스토리’ 속 갈등은 책의 독자인 초등학교 어린이 대부분이 겪는 것에 착안되었다. 어린이 누구나 문구점에 진열된 예쁜 물건에 충동적으로 돈을 써 보고 싶었던 경험, 남자 대 여자로 무리를 나눠 괜스레 서로에게 장난을 걸던 경험은 있게 마련일 것이다. 「에모몬 스토리 2」는 어린이들을 둘러싼 고민, 어린이들이 제대로 알고 자라나길 바라는 가치들을 이야기에 절묘히 버무려 내었다. 어린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일들을 게임용 미션으로 제시해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깨달음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어린이를 주체화한 서사,
윤리적 주제로 표현한 아동문학적 미학
미션이 주어질 때마다 세민이와 정우는 특유의 적응력과 감수성으로 게임 세계에서 벌어진 갈등에 공감하고 그 해소를 위해 고민한다. 그렇다고 마냥 성숙하거나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두려움에 떨기도 하고,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고집을 부리는 모습 또한 보인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린이 특유의 공감력과 진취성, 행동력을 바탕으로 미션 해결에 대한 부담감과 두려움을 조금씩 이겨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글 작가 공윤희가 천착해 온 주제인 다양성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이 작품의 미덕이다. 「오늘부터 나는 세계 시민입니다」 「오늘부터 나는 생태 시민입니다」 등 차별, 환경 보호, 가난 등 전 지구적으로 고민되는 문제들을 톺아 볼 수 있는 책으로 청소년 독자들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작가는 자신이 집중해 온 주제들을 어린이들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집필해 자극적인 오락성 위주의 책들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고를 수 있는 한 권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했다.
〈줄거리〉
[1권] 초등학교 3학년인 세민이는 식구들 몰래 ‘에모몬 스토리’란 새 컴퓨터 게임을 하기 시작한다. 게임은 ‘예언의 아이’가 사람의 나쁜 감정을 먹고 생겨나는 요괴 ‘에모몬’을 잡아 무기로 활용해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내용으로, 자신만만하던 세민이는 첫 번째 미션 해결에 몇 번이나 실패한다. 그러던 중 지쳐 잠들었다가 깼더니 자신이 예언의 아이의 옷을 입고 무기를 지니고 있는 게 아닌가. 처음엔 신나는 꿈인 줄 알았던 세민이는 차츰 자신이 게임 세계에 실제로 들어와 있음을 깨닫고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세민이는 특유의 적응력과 공감력으로 미션별 등장인물인 게임 캐릭터들의 문제에 빠져들어 행동에 나서고, 그러면서도 현실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성적 및 외모 지상주의에 따른 차별적 시선과 자기혐오, 갑질 등에 의한 일처럼 무척 현실적인 이슈가 담긴 미션들을 세민이는 때론 운으로, 때론 실력으로 해결해간다. 그러다 보상 아이템으로 받아두었던, 현실 세계로 돌아가게 해줄 카드를 결정적 국면에서 쓸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인다. 비록 게임 캐릭터이긴 하나 타인을 지키고 에모몬을 막기 위해 세민이는 깊이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2권] 1권이 게임의 ‘레벨 1’이라면 ‘레벨 2’가 펼쳐진다. 현실로 돌아가지 못한 세민이에게 두 가지 미션이 주어지는바, 역시나 현실적 이슈(가족 관계와 신뢰, 소비 집착증, 성역할 구분에 따른 집단 의식 등)로 생긴 갈등 해결이 핵심이다. 하지만 이번엔 ‘집단’이 관여하는 등 규모가 커지고 에모몬들도 강력해져 해결이 훨씬 까다로워진다. 그리고 세민이를 놀라게 할 정우라는 아이가 새로 등장해 서로 티격태격하는 바람에 미션 해결이 꼬이기도 한다. 하지만 인간을 돕는 가디언의 등장과 협력, 그러면서도 겪는 배신에 의해 게임의 배후와 관련된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시스템(게임 속 부속 인간 캐릭터가 사실은 현실의 인간들이었을 가능성 확인)이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