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ABC사업단의 일원으로 2017년 8월부터 약 3년간 성철스님이 소장했던 고문헌을 조사하고 연구한 불교서지학자 서수정 박사가 성철스님과 관련이 있는 책들을 선정하여 월간 「고경」에 1년간(2022년) 연재한 글을 모아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성철스님이 손수 작성한 장경각도서목록인 〈수다라 종목록〉
저자는 2013년 처음 백련암 장경각 서고에서 성철스님의 책을 만났고, 성철스님이 법계지보라는 장서인을 찍어 둔 책 속에서 보물을 찾듯, 근대 불서 보급의 단서를 쥔 유성종 거사의 장서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불교서지학을 연구하며 늘 궁금해 오던 문제가 한순간에 풀려, 2016년에는 「19세기 불서 간행과 유성종劉聖鍾의 『덕신당서목德新堂書目』 연구」(2016)로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불교학술원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불교 문헌 아카이브 사업에 동참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7년에는 본격적으로 백련암 장경각 책을 조사 연구하는 일에 참여하였다.
이 책은 그러한 연구와 노력에서 빚어진 훌륭한 성과물이다. 이 책에는 성철스님이 직접 작성한 ‘증여 및 장서 목록’과 장서인, 스님 이전에 책을 소장했던 혜월 유성종 거사, 이재 유경종 거사, 호은 김병룡 거사 등과 관련한 책을 위주로 백련암 불서를 통해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중국의 근대 시기 불서 보급과 불교출판사를 대략이나마 접할 수 있는 귀한 책이다.
또한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던 성철스님의 책에 담긴 이야기와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해 성철스님의 「선문정로」, 「본지풍광」, 「백일법문」, 대중법어와 상당법어 등에 녹아 있는 교학적 깊이와 문자를 뛰어넘었던 수행자의 안목까지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