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는 왜 구멍이 많아요?”
“제주도에도 갯벌이 있다고요?”
“새의 부리와 갯벌의 호미가 어떻게 닮았어요?”
호기심과 탐구심 많은 어린이가 환호할
그동안 본 적 없던 갯벌 이야기!
김준 저자는 35년 동안 갯벌을 연구하며 어린이들에게 갯벌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다. 어린 시절의 인식이 커서까지 이어지게 마련이고, 갯벌을 소중히 지켜 나가는 일은 대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 사명감으로 오래 갯벌을 가까이 두고 탐사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 어린이가 갯벌에 흠뻑 빠져들 이야기를 모아 이 책을 펴냈다.
저자의 글은 생동감이 넘친다. 모두 직접 겪은 일화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 갔기 때문이다. 딸과 함께 갯벌 체험 가서 낙지잡이 하는 어민을 만난 에피소드로는, 갯벌의 구멍은 동물들의 서식굴이라는 것을, 동물의 특성에 따라 집의 구멍과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또한 갯벌의 어민들은 그 구멍만 보고도 어떤 생물의 집인지 찰떡같이 알아맞힌다는 것까지를 술술 풀어냈다. ‘갯벌 동물들은 펄 흙 속에 구멍 집을 짓고 산다’는 설명만 들었을 때와는 다르게 흥미가 샘솟는다. 하나의 지식 정보에서 얼마나 수많은 재미난 이야기 가지가 뻗게 되는지 알 수도 있다. 한마디로 어린이의 호기심과 탐구심을 자극하는 글이다.
이 밖에도 그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제주의 갯벌’, ‘새 부리를 닮은 갯벌 도구들’처럼 새롭고 놀라운 사실도 담았다. 저자가 현장을 누비며 직접 찍은 사진들과 맹하나 일러스트레이터가 따듯한 터치로 정감 있게 그려 낸 그림들이 생생한 이야기에 맛을 더한다.
#생태계 #바다 #생물 #환경 #갯벌의 가치
#지역 간 교류 #어촌 #자연환경
초등 교과서 속 지식이
나만의 특별한 지식이 되는 생생한 이야기!
이 책은 초등 교과서에 나오는 갯벌 지식들을 모두 아우른다. 무엇보다 갯벌 생태계를 감각적으로 알 수 있다. 저자의 눈에 비친 풍경과 장면 묘사에 다 녹아 있기 때문이다. 집게발을 번쩍 들며 춤추는 듯 먹이 활동을 하는 칠게, 갯벌을 건드리면 깜짝 놀라서 구멍 밖으로 물을 보내는 조개, 바닷물이 들면 한꺼번에 날아올라 하늘을 덮는 도요새와 저어새…. 저자의 눈을 사로잡은 갯벌 생태계의 풍경은 보는 독자들의 눈까지 사로잡는다. 바닷물을 정화하는 갯벌의 가치도 정감 있게 이야기한다. 흙을 토하는 조개, 흙을 뱉어 갯벌에 수백, 수천 개의 동글동글 모래 경단을 만드는 달랑게를 통해서다. 뻘배를 타며 꼬막을 잡고, 가래로 뻘 흙 구멍을 파서 낙지를 잡는 어민들의 이야기로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먹을거리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알게 한다. 갯벌이 만들어지는 조건이 뭔지, 그 종류에는 뭐가 있는지 등의 기본 개념 또한 충실히 설명해 두었다.
‘지식 더하기’ 코너를 통해 본문을 읽고 궁금해할 법한 정보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농게의 생김새와 특성은 뭔지, 게나 조개 같은 동물들이 갯벌을 어떻게 청소하는지 등을 다루었다. 또한 600여 년 동안 갯벌이 품어 주었던 신안 보물선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도 소개했다.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고 나면 “어? 갯벌이 새롭게 보여요!”라는 감탄이 절로 튀어나올 것이다.
훼손된 갯벌과 되살아나는 갯벌 사이에서 숨 쉬는
땅과 바다, 생태계, 갯벌 사람들 속으로!
갯벌의 다정한 친구가 되어 주자고 손을 내미는 책
2021년,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희귀한 생물들이 다양하게 서식하는 아주 중요한 곳이기에 잘 지켜 나가자고 다짐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2023년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린 새만금에서 우리는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고 말았다. 아직도 갯벌을 덮어서 땅으로 만들고 있고, 그 땅에서 어떻게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는지 새삼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갯벌을 ‘쓸모없는 땅’이라고 여기며 벌인 일들과 그 결과를 보여 준다. 갯벌을 메워 인천국제공항을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새들이 그곳을 떠났는지, 새만금의 갯벌 생물들이 집을 잃고 어떻게 죽어 갔는지, 갯벌에서 조개를 캐 온 가족이 먹고살았던 오이도의 어민들이 어떻게 생계를 잃었는지, 등의 사례를 통해 생물과 인간의 공존이 무너진 데 안타까움을 내비친다.
그런데 주목할 건 이 책이 훼손된 갯벌에 대한 안타까움만 드러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갯벌을 복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손길과 되살아나려는 자연의 생명력에도 집중했다. 그 힘에 기대어 갯벌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존하려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갯벌이 기후 변화 문제와 생물 다양성 문제를 해결해 줄 열쇠라고 믿는다는 작가의 말에서 그 힘이 느껴진다.. ‘나는 갯벌의 다정한 친구가 되기로 했다’는 저자의 선언이 이제 어린이의 선언이 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