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2세의 삶을 통해 다문화 사회의 모순을 지적한 문제작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를 지칭하는 표현 중에 ‘단일민족’ ‘한핏줄’이라는 말이 있었으나, 불과 20~30년이 지난 지금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을 위와 같이 표현하지는 않는다. 그만큼 동남아시아, 구주, 미주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대한민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비중이 이미 전체 인구의 5%를 넘을 정도로 ‘다문화 가정’의 수는 날로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으로의 이주민 유입 방식은 ‘국제결혼’, ‘유학’, ‘이주 노동’의 다양한 방법이 있긴 하겠지만 그들이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는 초기 정착기에 언어, 문화, 가치관 차이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가 아직까지 크게 개선, 해결되지 않은 채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이주민 자녀가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 언어 지체, 문화 충돌에서 오는 사회 부적응은 그들이 학업, 진로, 직업을 선택하는 데 또 다른 갈등과 대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지나칠 문제가 아니기에 정부의 제도적, 구조적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
저자는 이 글에서, 캄보디아 국적의 한 여성이 국제결혼을 통해 대한민국으로 이주하게 되고, 그의 아들인 녹(Nok)이 이주민 2세로서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한국 사회 부적응 문제를 일반화하여 전체 이주민 사회의 어려움과 고통을 대변하고자 했다. 또한 그가 청소년기에 비행의 길로 접어들면서 결국에는 불법 마약 유통, 판매에 손을 대야만 했던 것을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국한하여 ‘다문화 가정’ 문제를 편협하게 다루어서는 안 됨을 강조하고자 했다.
조직폭력배, 마약왕으로 성장한 녹이 실패한 이주민 2세로 대변될 수 있다면, 대립적 지위에서 청렴, 정의, 희생을 내세운 김철민 검사(마약 특수 단속반)를 등장시켜 단순히 마약 판매 업자와 검사간의 개인적 갈등, 대립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사회적 모순을 지적하고자 하였다. 그들은 다시 새로운 씨앗(녹과 김 철민의 자식_삐썻과 진희)을 잉태하면서 녹과 김철민의 단순한 개인적 대립과 갈등의 확대가 아닌 ‘사랑’, ‘연민’으로 승화시켜 ‘화해’와 ‘용서’를 통해 화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