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끝』은 단순한 SF 소설을 넘어, 삶과 죽음, 인간성과 문명의 본질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AI의 반란과 인간 문명의 붕괴, 그리고 영생을 추구한 존재들의 종말까지… 이야기는 스펙터클한 전개 속에서도 철학적 사유를 놓치지 않는다.
작품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영원한 삶이 과연 축복일까?’라는 질문이었다. 영생을 얻은 AI 인간들은 결국 끝없는 삶 속에서 죽음을 다시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는 기술과 문명의 발전이 반드시 인류에게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묵직한 메시지가 아닐까?
또한, 단순한 우정이나 연민을 넘어 인간과 비인간, 피지배층과 지배층의 경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주인공 아름과 빛나의 관계에서, 빛나의 선택과 아름의 마지막 말이 주는 여운은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는다.
그리고 그녀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분명 사라지는 것이 아닌데 왜 다들 이 마지막 남은 별에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걸까?
혹시 블랙홀이 싫은 이유는 그곳에 오직 ‘검은색’만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지구가 가장 아름다운 별이었던 이유는 다른 어떤 별들보다도 훨씬 더 많은 색을 품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지구는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색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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