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라온이가 좋은가요?
어떤 라온이를 좋아하던 내가 안 고른 라온이가 나쁜 아이는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 두세요. 나와 다를 뿐이지요.
우리는 모두 처음 라온이도 나중 라온이도 친구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작가의 말〉 중에서
스스로 뭐든 잘하는
라온이는 정말 완벽한 아이일까요?
라온이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완벽하다고 불린 만큼 어른들 말을 잘 듣고, 자기 할 일을 스스로 잘해요. 심지어 길거리 음식을 사 먹지도 않지요. 학원을 빼 먹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요. 그래서 엄마는 라온이를 할머니께 맡기고 잠시 집을 비우게 되었지만 하나도 걱정되지 않았어요. 라온이는 뭐든 스스로 자기 할 일을 미루지 않고 잘하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주어진 일을 빈틈없이 해내고, 기본 규칙을 잘 지키면 정말 완벽한 아이일까요? 라온이는 거울 앞에서 “완벽해, 우리 아들! 정말 완벽해”라는 엄마의 말을 생각하면서 자신이 완벽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완벽함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게 되는 거예요.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기준을 따르는 완벽함보다는 나 스스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답니다.
학원도 가끔 빼먹고,
응석도 부리는 라온이는 이제 완벽한 아이가 아닐까요?
라온이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엄마가 집을 비운 사이 라온이는 완벽하고는 거리가 멀어졌어요. 학원을 빼 먹지를 않나, 길거리 음식을 사서 먹지를 않나,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면 축구를 하지 않나, 꼬질꼬질한 잠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입을 쫙 벌리고 할머니가 주는 밥을 받아 먹는 등등 예전의 라온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을 했어요. 맘 까페에 ‘임라온도 역시 어린아이!’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였죠. 그런데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런 행동을 하고 난 라온이 마음에는 그 전과는 또 다른 즐거움과 기쁨이 차올랐어요. 엄마는 라온이가 이상해졌다고 연신 걱정했지만, 예전과 달라진 라온이도 완벽한 아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왜냐고요? 그건 이런 과정을 통해 라온이 스스로 자립적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에요. 어린이들의 모습이 어른들의 기준으로 볼 때,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잊지 마세요. 날마다 몸과 마음이 자라나고 있는 어린이들은 모두 완벽하다는 것을요. 스스로 독립하는 그날까지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완벽하게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