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문학은 독자들에게 에베레스트와 같은 존재다
러시아 대문호들의 작품은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지만, 막상 도전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러시아 문학이 어렵고 난해하다는 편견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작가와 등장인물의 이름부터가 난관이다. 여기에 러시아 문학 특유의 철학적 고민까지 더해지면, 한 페이지를 넘기는 것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에게도 러시아 문학은 결코 쉽지 않다. 벨랴코프 일리야는 “러시아 문학은 작가와 독자의 고통으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적인 견해가 아니라, 러시아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공감받는 인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인들은 자국의 문학을 자랑스러워하고 열독하며, 일상 속에서 문학 작품의 명문장을 자연스럽게 인용한다. 이는 러시아 문학이 그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러시아 문화 자체를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러시아 문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러시아 문화를 알아야 한다
러시아는 한국과는 확연히 다른 문화적 배경과 정서를 지닌 나라다. 또한 서구와도 완연히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상식과 지식으로는 러시아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문학은 더욱 높은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
2016년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벨랴코프 일리야는 인생의 절반을 러시아에서, 나머지 절반을 한국에서 살아온 ‘대한러시아인’이다.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자처하는 그는, 러시아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문학 속 한 줄의 문장을 통해 러시아를 이해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흥미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옙스키 같은 대문호들의 작품은 물론, 현대 러시아 문학까지 아우르며, 러시아인들이 사랑하고 실생활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문학적 표현이 오늘날 러시아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한다.
·한국인만을 위한 러시아 문학, 그리고 러시아 문화 안내서
이제는 한국 작가가 된 벨랴코프 일리야는 생소한 러시아 문화를 한국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적 상식과 속담을 활용하여 한국 독자들을 위한 글을 썼다. 일리야 특유의 냉철한 논리에 위트를 더한 문체는 흥미를 배가시면서 독자들을 러시아 문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러시아의 문장들》은 한국을 깊이 이해하는 러시아 출신 한국인만이 전할 수 있는 문화 안내서이자, 러시아 문학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가이드다. 낯설지만 매력적인 러시아를 문학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경험은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