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자유의 상징?
‘마틸다’라는 이름은 호주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 이름은 호주의 국민가요인 ‘월칭 마틸다(Waltzing Matilda)’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이 노래는 이민 초기의 호주를 배경으로 가난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고 저항하는 방랑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틸다’는 호주 영어로 “침낭을 맨 떠돌이”라는 뜻이다. 호주인들은 ‘마틸다’를 자유와 저항, 그리고 고난을 이겨내는 상징적인 이름으로 여긴다. 이러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마틸다’는 단순한 여성의 이름이 아니라, 호주의 정체성과도 연결된 중요한 상징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호주의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이름도 ‘마틸다’이다. 책에서 등장하는 돌고래 마틸다의 이름도 이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억압에서 벗어난 마틸다는 자유롭게 살아가고자 하지만, 야생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마틸다는 도전과 배움을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 간다. 이는 호주의 역사적 배경, 즉 억압 속에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한 과정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호주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생물들과 이들이 처한 환경문제
호주는 다른 대륙들과 거리가 있는 만큼 북반구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간다. 대표적으로는 유대류가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캥거루와 같이 배에 육아낭을 가진 동물을 유대류라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쿼카는 호주에서도 로트네스트섬에서만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호주 출신인 시아와 콩콩이도 처음 만나는 쿼카를 쥐로 착각하기도 한다.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어떨까? 물개 할아버지가 알려준 것처럼 호주의 남쪽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남극 순환류를 만날 수 있다. 남극의 빙하도 그리 멀지 않다. 그래서 시아와 콩콩이는 남극의 빙하에서 떨어져나온 펭귄 델리를 만나 잠시 같이 여행한다. 빙하 위에서 날기를 시도하는 알바트로스 알바는 자신의 반려가 바다 쓰레기로 인해 이 세상을 떠났다고 분노한다. 환경오염이 이렇게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생물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로 어쩔 수 없이 산란장소를 옮겨야 했던 거북이 천천이는 충격적인 지구환경 파괴를 고발한다. 천천이는 콩콩이에게 묻는다. “콩콩아,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동물이 뭔지 아니?”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동물은 무엇일까?
『안녕, 마틸다』에서는 바다를 인간이 바라보는 하나의 뭉뚱그려진 풍경으로서가 아닌, 등장하는 생물의 시선을 통해 이들이 처한 상황을 눈높이에 맞게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각각의 생물이 그곳에 자리 잡고 살아가는 이유부터 요즘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지, 따라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 수 있는지를 유기적으로 파악하여 구체적 상상으로 옮겨 놓았다. 호주라고 하면 막연히 생각나는 시드니, 캔버라 같은 육지 위의 도시가 아닌,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생물의 시선에서 마주해 보자. 책장을 넘길 때마다 호주의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과 생동감 넘치는 생물로 가득한 이 책은 두 주인공이 여행하며 알게 되는 환경 관련 문제들이 복선이 되어, 전 지구적 생태환경 문제로 짜임새 있게 전개된다. 그와 동시에 마틸다에게 푹빠진 콩콩이를 그려내며 동화로서의 매력도 톡톡히 보여 준다.
호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행복해 보이는 ‘생물’들, 하지만 그들이 처한 생태환경의 위기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환경오염에 대한 뚜렷한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 지금, 시아, 콩콩이와 함께하는 이번 모험이 독자들에게 우리의 지구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