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필요한 건 오로지 알고 싶다는 욕망 하나뿐이다. 사극에 빠져 작품을 더 깊이 알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이는 역사 용어의 개념을 아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간단한 용어부터 시작하면 역사에 친숙해지고 재밌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이 책 『조선사 개념어 사전』은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하는 조선 건국부터 세도정치까지 국왕 27명을 비롯해 인물, 용어, 서적 등 870여 개 항목을 다루고 있다. 처음부터 통독을 해도 좋고 궁금한 단어부터 찾아 읽어도 좋다. 우선 역사 공부가 재밌어지는 순간을 즐겨보자!
세종대왕의 엄마가 원경왕후?
이순신 장군의 관직은 삼도수군통제사?
대한민국 천만 영화 중 8개는 과거사를 다뤘고 그중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3편은 조선시대가 배경이다. 최근 화제가 된 tvN 드라마 〈원경〉 역시 조선시대 사극으로, 제3대 임금 태종의 부인 원경왕후가 주인공이다.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조선시대 사극을 즐기기 위한 특별한 준비는 필요 없지만, 작품을 조금 더 즐기고 싶다면 『조선사 개념어 사전』을 뒤적여보면 어떨까?
〈명량〉에 나온 ‘이순신’ 장군은 ‘삼도수군통제사’라고 불리는데 대체 어떤 관직일까?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광해군’이 신하들과 ‘대동법’을 두고 논쟁을 벌이던데 무슨 법이기에 저렇게들 싸울까? 〈왕의 남자〉에서 주인공들을 돕는 ‘김처선’은 누구고 ‘연산군’, ‘장녹수’는 어떤 사람들일까? 〈원경〉의 주인공 ‘원경왕후’는 ‘세종’의 엄마이자 ‘태종’과 함께 진짜로 조선을 쥐락펴락했을까?
모르는 용어가 이해될 때, 생소한 개념이 친숙해질 때, 수많은 인물과 사건이 정립될 때 우리는 공부의 즐거움을 깨닫는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사극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은 물론 관직, 서적, 관청까지 이 책 하나로 조선사를 공부하면서 개념어 때문에 도망칠 일은 다신 없을 것이다.
때로는 국어사전처럼, 때로는 보물지도처럼
ㄱ에서부터 ㅎ까지, ㅏ에서부터 ㅣ까지
사전을 표방한 이 책은 국어사전과 동일하게 구성되어 있다. 자음 ‘ㄱ ㄴ ㄷ ㄹ…’ 순으로, 같은 자음 안에서는 모음 ‘ㅏ ㅑ ㅓ ㅕ…’ 순으로 용어가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찾고 싶은 단어가 있으면 국어사전처럼 하나씩 찾아 필요한 부분부터 읽어도 좋지만, 꼭 찾고 싶은 단어가 없더라도 첫 장의 첫 단어부터 하나씩 읽어 나가다 보면 보물처럼 눈길을 끄는 용어가 다가올지도 모른다. 시간이 조금 지나 이 책에는 없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역사 용어를 이 책 빈 공간에 쓰게 될지 누가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