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뉴욕주립대학교 겸임교수 김준영
라이프니츠는 서양 근대 철학의 중요한 전환점을 형성한 인물이다. 그는 데카르트, 스피노자, 홉스, 로크와 같은 당대의 새로운 철학적 흐름을 이어받으면서도, 다른 근대 철학자들과는 달리 기존의 전통 철학과의 완전한 단절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전통적인 철학과 새로운 철학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종합하여 자신만의 철학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그는 철학뿐 아니라 수학, 물리학, 법학, 신학, 언어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들었다. 특히 당대 자연과학의 성과를 철학적으로 통합해낸 점에서 그의 탁월함이 돋보인다.
이 책은 라이프니츠가 1677년부터 1702년 사이에 작성한 열 편의 주요 글을 모은 것으로, 그의 사상적 깊이와 철학적 여정을 충실히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다른 철학자들과 달리, 라이프니츠는 자신의 사유를 체계적인 단행본으로 정리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사유는 짧은 논문, 편지글 등에 흩어져 있는데, 이로 인해 그의 철학을 추적하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은 라이프니츠의 사유가 성숙되고 완성되어 가는 1670~1700년대의 열 편의 글을 통해 국내 독자들에게 그의 철학의 복잡성과 다층적 구조를 새롭게 조망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철학 전공 학생들은 물론, 철학적 사고를 탐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권할 만하다. 독자들은 이 글을 통해 서양 근대 철학의 역사적 맥락을 되짚어보는 동시에, 철학적 사고의 본질에 대해 한층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철학적 지식이 단순한 학문적 탐구를 넘어 인간 존재와 세계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될 것이다. 라이프니츠의 사유를 한층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철학적 여정을 제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