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나라를 가까이 더 가까이
《요리조리 냠냠》은 나들목교회 초등학생들과 함께 드렸던 특별한 예배를 묶은 책이다. 예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직접 보지 않고는 믿기 힘들지 모른다. 목사님이 요리를 하면서 이야기하고, 음식이 다 만들어지면 함께 나눠 먹었다. 예배의 별칭도 ‘쿠킹토킹’이었다. 저자도 밝혔듯이 예수님이 당시 사람들을 가르치던 모습과 무척 닮아있다. 목사님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음식을 즐기면서 몸이 기억하는 방식으로 성경 이야기가 새겨진다. 그래서인지 예배 후에 아이들이 남긴 목소리도 생생하다. “나도 하나님 같은 셰프를 만나고 싶다”, “앞으로 김치를 먹을 때마다 빌레몬서를 기억할 것이다”, “나도 오믈렛처럼 서로를 지탱해 주는 삶을 살아야겠다”…. 반응은 아주 구체적이고 살아 움직인다.
하나님의 아이를 키우는 이들에게
어쩌면 저자가 유튜브 라이브를 켜서 음식을 만들고 이를 시청하는 방식이 요즘에는 더 어울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러면 음식이 사라진다. 함께 맛보고 즐기는 음식이 사라진다. 우리에게는 소위 ‘먹방’이 아니라, 함께 먹고 마시는 식탁이 필요하다. 그 자리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도 쐬고, 달콤하고 알싸한 향도 맡아 보고, 무엇보다 음식을 손수 차리는 수고를 익힌다. 성경이 원했던 것도 말이나 글(지금 같으면 방송)이라는 매체에 담기는 콘텐츠가 아니라 그 현장에서 전해졌던 예수님의 마음, 아니었을까? 그래서 누군가는 물을 끓이고 채소를 다듬고 간을 보고 음식을 만든다. 그렇게 그 진심은 사라지지 않고 전해진다. 물론 아주 귀찮은 일이지만,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니까 그 정도는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나님의 아이를 키우는 이들에게 《요리조리 냠냠》을 권한다. 예수님의 진심을 권한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으로
누구나 할 수 있고, 정답이 필요 없는 요리들이라서 더 좋다. 어쩌면 책에 담긴 조리법을 꼭 따르지 않아도 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응용해도 괜찮다. 이 책의 그림들은 그 의도를 잘 담고 있다. 사랑스럽고 귀엽지만, 너무나 잘 그려서 문턱이 너무 높아 보이는 그림의 결은 아니다. 요리의 상상력을 자극할 만한 여백을 제공한다. 만약 사진이나 정밀하게 묘사된 그림이었다면 은연중에 따라하기 마련이다. 그 위험을 피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만들고 즐기기에 적당하다. 그러다가 새로운 요리가 탄생하면 책 끝에 붙은 부록에 그림도 그려놓고 자신만의 조리법을 삐뚤빼뚤 적어 놓아도 좋다. 한 아이만의 하나님나라는 그렇게 시작하는지 모른다. 부디 기독교 신앙이 어른들만의 영토가 아니라, 아이들도 함께 뛰노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심지어 예수님도 그러셨으니까.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허락하고, 막지 말아라. 하늘 나라는 이런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어린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거기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마가복음 10:14-15)” 아이들뿐만 아니라, 너무 어른 같은 어른들에게도 《요리조리 냠냠》으로 하나님나라가 더 널리 열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