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한계 안에 산다. 시간과 자원뿐 아니라 보고 듣는 것도 제한된다. 잘 살고 못 살고는 주어진 한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달렸다. 책을 읽는 것도 그렇다. 책이 많지만 다 읽을 수는 없다. 어떤 책을 언제 읽을지가 중요한 이유다. 로마서가 중요한 서신임을 기독교인은 다 안다. 로마서에 관한 책도 많다. 우리 출판사에서 나온 〈로마서 I - 믿음으로 믿음에(이상원 저)〉를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로마서를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롬 1:4 말씀이다.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여기서 저자는 “성결의 영”을 “하나님의 아들의 영”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성결의 영”이라는 표현은 하나님의 아들은 성결한 분, 거룩한 분이라는 뜻이란다(62쪽).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라는 문장은 “능력이 있는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로 번역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한다. 예수님은 부활 이전부터 하나님의 아들이셨고, 부활하신 때부터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능력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기 시작하셨다는 의미라는 것이다(66쪽).
롬 1:26,27 말씀에 나오는 “여자”와 “남자”의 의미를 원어로 쉽게 풀어준다. 헬라어로 여자를 가리키는 단어에 귀네(γυνή)와 델루스(θῆλυς) 둘이 있는데 귀네는 일반적인 의미의 여성을 가리키고 델루스는 성관계의 대상이 되는 여성을 가리킨단다. 롬 1:26의 여자는 델루스의 복수형이 델레이아이가 사용되고 있어 본문은 성관계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뜻이란다(175쪽). 헬라어에서 남자를 가리키는 단어도 아네르(ἀνήρ)와 아르센(ἄρσην) 둘이 있는데 아네르는 일반적인 남성을 가리키고 아르센은 성관계 대상인 남성을 가리키는데, 롬 1:27의 남자는 성관계 대상을 가리키는 아르센이 사용되었단다(177족).
이와 같은 설명으로 저자는 여성 동성애와 남성 동성애가 모두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임을 지적한다(180쪽).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으니 독자도 당연히 동의하게 된다. 우리 사는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는 실력을 키울 수 있다.
둘째, 깊이 있고 바른 해석을 할 수 있다.
롬 3:22 말씀이다.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라는 말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이라는 구절을 “예수 그리스도가 가진 믿음”으로 해석한 바르트의 보편구원론을 비판한다. 바르트는 하나님의 사랑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사람이 예수님을 믿는(든) 믿지 않든 상관없이 모두 구원받는다는 잘못된 보편구원론을 주장한 신학자라는 것이다(331쪽). 저자는 우리 말 성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라는 번역도 좋은 번역은 아니고 헬라어 원어 디아(διά)는 “통하여” 곧 “통로”로 번역하여 신자의 믿음은 통로 역할을 할 뿐임을 밝힌다.
저자는 또한 롬 3:20 “그러므로 율법의 행위로 그의 앞에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율법으로는 죄를 깨달음이니라”라는 말씀에서 “율법의 행위”를 모세의 율법이나 인류의 마음속에 새겨져 있는 도덕법 체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할례, 안식일, 정결 음식에 관한 규례 등과 같은 의식법만을 가리킨다고 본 “새관점” 이론을 비판한다(317쪽). “새관점”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들어간 후에 도덕법을 잘 지키면 언약백성의 신분이 유지되지만, 잘 지키지 못하면 언약백성의 신분에서 탈락할 수 있다고 하여 명백한 행위구원론을 주장하고 있고, 이는 로마 가톨릭교에서 주장하는 공로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주장이며, 이 주장을 받아들이게 되면 구원의 확실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318-319쪽). 저자는 “새관점” 이론은 바울을 행위구원을 주장한 자로 둔갑시켜 놓았다며(319쪽) 그들의 이야기는 바울이 전한 복음과는 다른 복음이며, 전혀 복음이 아닌, 하나님으로부터 저주를 받을 거짓된 구원관임을 밝힌다(348쪽).
우리는 저자의 해석을 통해 교회 안에 얼마든지 잘못된 이론, 구원에 이르지 못할 거짓이 있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로마서는 매우 중요한 서신이다. 그만큼 바르게 이해해야 한다. 저자의 로마서 강해는 우리 사는 세상을 성경으로 바르게 볼 수 있는 기독교세계관을 키우는 데 유익하다. 부뚜막에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