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희 작가의 역사장편동화
- 동화를 통해 역사의 가치를 배운다
이 동화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으며 성리학이 통치 이념이었던 조선 사회에서 모진 탄압과 목숨까지 잃게 될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들은 왜 천주교(서학, 야소교)를 믿게 되었을까, 하는 작가의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조선은 빈번한 자연재해로 인한 잦은 흉년과 그에 따른 기아, 관리들의 가혹한 폭정ㆍ수탈로 조선 후기에 접어들자 누적된 분노가 폭발하면서 ‘홍경래의 난’과 같은 농민들의 저항인 ‘민란의 시대’가 도래한다.
또한 겉으로 보이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평가와는 달리 해해연년 굶어 죽거나 돌림병이 창궐하여 역병으로 죽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로 백성들의 분노가 폭발하기 직전의 화약고 같은 시대였다.
그 험난한 삶 속에서 우리의 민초들은 한 줄기 빛과도 같은 다른 세상을 보게 된다. 바로 ‘양반도 상놈도 없는 딴 세상’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 동화는 신유박해(1801년, 순조 1년)를 배경으로 멸족의 화를 당해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주인공 최온이 어느 날 느닷없이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시절 사대부의 글인 한학을 공부해 온 최온은 어머니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해 죽은 어머니의 속치마 끝단에 비밀스레 언문(한글)으로 새겨진 세 글자의 의미를 알고자 언문을 배우게 되고, 마침내 어머니의 죽음에 야소교가 관련된 사실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최온은, 나라(조선 정부)에서 그렇게 악착같이 신자를 찾아내서는 참으로 모질게도 박해하고, 잡혀가는 날에는 혹독한 고문과 죽음(신해박해 1791년, 을묘박해 1795년, 정사박해 1797년)이 기다리고 있는데도 사람들이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까닭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요즘의 어린이들이 잘 접할 수 없는 옛날 생활상이 잘 그려져 있어 그 당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선달ㆍ생원ㆍ과거ㆍ쾌가ㆍ기찰포교와 같은 낯선 어휘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어린이들의 어휘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