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올 한 올 머리카락에 담은 유쾌한 상상
여기, 잔디처럼 듬성듬성 난 짧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가 있다. 아이에게는 간절한 소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긴 머리카락을 갖는 것! 아이는 머리카락으로 할 수 있는 온갖 상상을 펼친다. 뾰족 머리 거품 요정도 되고, 머리카락을 악보 삼아 노래도 만들고, 위험에 빠진 친구도 구하고, 신나게 날아다닐 거라고 말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다운 발상은 엉뚱하다 못해 귀여움이 묻어나 절로 웃음 짓게 한다. 아이의 유쾌한 상상은 특유의 즐거운 표정과 몸짓을 만나 더욱 극대화된다. 자신의 바람을 이야기하며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환하게 미소 짓고, 마음껏 즐거워하는 모습이 시종일관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하는 그림책이다.
희망과 감동을 품은 반전이 돋보이는 그림책
아이에게 머리카락은 자신의 바람을 이루어주는 특별하고, 소중한 대상이다. 하지만 아이는 애써 기른 머리카락을 ‘싹둑’ 자른다. 왜일까? 자른 머리카락을 예쁘게 땋아서 누군가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 감동적인 반전은 작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작가는 머리카락 한 올에 담긴 희망,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된 태도를 모두에게 전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진심을 담은 작가의 스토리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만나 더욱 진실하게 다가온다. 결국 머리카락이 연결하는 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담은 제6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수상작
『머리카락이 자라면』은 ‘점점 길어지는 머리카락으로 할 수 있는 엉뚱하고 놀라운 일들이 유쾌하면서도 마냥 가볍지 않게 푼 작품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제6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에서 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머리카락이 자라면’이라는 상상이 반복되는 단순한 구조를 매력적으로 이끈 작가의 역량이 특히 돋보이며, 하나의 장면이 다음 장면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호쾌함이 있어 리듬감 있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설득력 있게 이야기의 무대를 확장해 가는 것도 『머리카락이 자라면』이 흡입력 있게 읽히는 이유다. 현실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후반부에 어느덧 우주까지 닿는다. 어디까지 펼쳐질지 모를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상상력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가 드넓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