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지배는 우리의 무의식 속 너무도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우리가 그것을 느끼지 못하며, 너무도 예상에 부합하기 때문에 우리가 문제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지중해식 무의식 세계를 보존하고 있는 카빌 사회에 대한 민속학적 기술은 그 당위성을 풀기 위해, 그리고 오늘날의 남성과 여성 속에 그대로 살아남아 있는 남성중심적 무의식의 상징적 구조를 탐색하기 위해 강력한 수단을 제공한다.
그러나 항구성의 발견은 습관적인 문제 제기 방식을 전복할 수밖에 없다. 탈역사화의 역사적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재생산을 수행하는 가족·교회·학교·국가라는 메커니즘과 체제는 어떤 것일까? 이들이 구속해버린 변화의 힘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이들을 중립화하는 것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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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변화는 남성 지배가 더 이상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당위성을 지니고 강요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적어도 몇몇 사회적 공간에서 일반화된 강화의 테두리를 파고드는 데 성공한 여성 운동에 대해 심각하게 비난하는 작업이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보아, 이제부터 남성 지배는 많은 경우에 있어 방어하고 검증해야 하는 것으로, 또 방어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당위성의 문제제기는, 가장 유리한 사회적 범주 안에서 여성 조건이 겪게 된 심각한 변형과 병행한다. 예를 들어 중등 교육과 고등 교육에의 진출, 보수를 받는 노동과, 그것을 통한 공적 영역으로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결혼 연령의 상승, 이혼율의 증가, 결혼 비율의 감소와 함께 가정에서의 임무와 재생산의 기능에서 멀어진다는 점이다.